작사자 박윤선(朴允善, 1904~1988) 목사는 평생을 저술과 신학교육에 헌신한 주경(註經)신학자로서 40여년 긴 세월에 걸쳐 성경연구와 집필에 몰두하여, 마침내 신구약 66권의 성경주석을 완필하였다. 1940년대 이전의 한국 교계 실정은 성경에 관한 참고문헌이 빈약하여 거의 황무지와 같았다고 한다.
그러한 현실을 안타깝게 여겨 기도와 성경연구로 준비해오던 정암은, 1936년 미국 필라델피아 웨스트민스터 신학교를 졸업한 후 뜨거운 사명감을 가지고 성경주석집필에 착수하였던 것이다. 그는 개혁주의신학자요 목사로서 경건과 학문을 겸비한 말씀의 종이었다.
성경을 정확무오한 하나님의 말씀으로 확신하고 그 말씀 앞에서 자신의 믿음을 지키고자 힘써 기도하면서 인내와 충성으로 정진하는 그 생활에 평생 변함이 없었다. 1988년 6월 30일, 정암은 하나님의 부르심에 따라서 향년 84세를 일기로 "진실노력", "침묵정진"으로 달려가던 생을 고요히 마감하였다.
작곡자 이귀자(李貴子, 1941~ ) 교수는 평안남도에서 태어났다.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작곡과, 미국 인디애나대학교 대학원, 미국 템플대학교 대학원 등에서 음악을 공부하였다. 이화여대 음대 교수로 정년 은퇴하였다.
이귀자 교수는 이화에서 교수로 지낸 23년의 세월을 한결 같은 마음으로 보냈다. 그간 가르친 제자들이 쑥쑥 성장해 사회 각계각층에서 활동하고 있는 모습을 보는게 그에게 있어 가장 보람된 순간이라고 한다.
그의 꿈은 처음 작곡 공부를 시작할 때부터 ‘교수’ 였다. 미국 유학 시절 지도교수가 한국에 돌아가면 뭘 할 계획이냐고 물었을 때 그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학생들을 가르치겠다’ 고 말했다. 가르침에 대한 이 교수의 열망을 익히 알고 있던 지도 교수는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교수가 돼 오랜 꿈을 이룬 후에는 매일 매일이 소중한 삶이었다. 처음에 연구실 밖에서 들어갈지 말지 발을 동동 구르던 학생이 나중에는 자연스럽게 찾아올 때의 기분은 말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라고. “교수라기보다 어머니로 생각해주는 것 같아 고마울 따름이지.”
실제로 학생들은 서슴없이 이 교수를 찾아와 개인적인 상담을 할 뿐 아니라 때론 ‘교수님 피곤하시죠?’ 라며 안마를 해주기도 한다.
이 교수는 제자들과 자신의 공통분모인 ‘작곡’에 대한 사랑도 두텁다. 그의 전공은 기존의 작품을 분석하는 ‘이론 실기’다. “다른 사람의 작품을 연구하다보면 내 작품을 쓰고 싶다는 욕심이 들죠.”작품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 때는 거리를 거닐며 끊임 없이 구상을 한다. “음악적인 기교만 갖고 작곡을 하기보다 많은 보고 느껴야 비로소 진정한 작곡을 할 수 있는게 아닐까요.”
그는 창작이란 짧은 시간 내에 할 수 있는 활동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 중 하나다. 하지만 요즘 학생들에게선 그런 모습을 찾아볼 수 없어 아쉽다는 것이 그의 솔직한 심정이다. “작품을 써오라는 과제를 내면 간혹 ‘몇 마디를 써와야 하나요?’라고 묻는 학생들이 있어요.”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을 몇 마디로 제한할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정든 이화와 제자들을 떠나지만 그에게는 아직 새로운 만남이 기다리고 있다. 음악이론사를 다룬 책 출판을 준비 중이고, 이후에는 교회 음악을 새로운 시각으로 연구할 계획도 잡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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