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사전) 백합화 / 백향목 / 뱀

백합화 lily

개역성경에서 백합화로 번역된 히브리어 원어는들의 꽃, 혹은 아네모네, 혹은 애굽의 큰 연꽃 등 여러가지의 꽃들을 포함한 일반적인 명칭으로 사용되었는데, 이 중 아네모네로 보는 것이 가장 타당하다. 백합화는 특별히 아가서에서 많이 등장하는데, 대부분 술람미 여인의 아름다움을 비유적으로 묘사할 때 사용되었다(아2:1-2), 세부적으로는 유방(4:5)이나 입술(5:13), 또는 허리(7:2)를 묘사할 때 백합화에 직접 비유하거나 아니면 간접적으로 사용하였다. 한편 백합화를 꺾는 행위나(6:2) 백합화 가운데 양떼를 먹이는 행위는(2:16;6:3) 성적인 사랑을 완곡하게 표현한 것이다.이사야는 회복된 메시야 왕국을 사막에 피는 백합화에 비유하기도 했는데, 여기서는 풍부한 강우 뒤에 만개하는 작은 꽃들을 가리키는 듯하다(사35:1). 또한 선지자 호세아는 회개를 통한 회복과 축복을 백합화가 피는 것에 비유하기도 하였다(호14:5).
백합의 모양은 문양이나 조각에 사용하기도 하는데 솔로몬이 세운 성전 입구의 두 놋기둥 야긴과 보아스의 꼭대기에는 백합화 형상의 부조가 새겨져 있었으며(왕상7:22), 큰 놋바다의 둘레에도 백합화 무늬를 새겼는데(26절) 여기에 사용된 백합화는 아마 애굽의 종교 미술에 많이 사용되었던 연꽃을 가리키는 듯하다. 신약에서는 성도를 향한 하나님의 돌보심을 설명할 때 사용되었는데, 여기서의 백합화 또한 들꽃 또는 아네모네 꽃으로 추측된다(마6:28;12:27).

백향목 cedar-tree

성경에서 언급되고 있는 백향목은 레바논에서 자라는 레바논 삼나무를 가리키는데, 이 나무는 소나무과에 속하는 상록교목으로 가지가 수평으로 뻗어 우산 모양을 하고 있으며 그 높이가 약 30m까지 자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향기롭고 강하며 해충에 잘 견디고 잘썩지 않으며 마디가 없어 고대로부터 건축용 목재로는 최상품의 가치를 지녔다. 레바논의 백향목은 고대 근동에서 가장 값진 나무로 여겨졌으며 최고의 건축용 목재로 사용되었기 때문에 다윗이 자기 왕궁을 건축할 때(삼하5:11;7:2)와 솔로몬이 하나님의 성전을 건축할 때(왕상5:5-6;6:9), 포로귀환 후 에스라에 의해 성전이 재건될 때(스3:7)의 건축재로 사용되었다. 당시 백향목은 베니게에서 수입되었는데(왕상5:10-11), 백향목은 시돈과 두로 사람(베니게인)에 의해 벌목되어서 해변으로 운반되었으며, 해변에서 뗏목으로 엮어져 해로를 따라 욥바까지 운반되었으며, 욥바에서부터 육로를 따라 예루살렘까지 운반되어 목재로 사용되었다(스3:7). 또한 백향목은 향기 때문에 문둥병의 정결의식이나(레14:4) 이스라엘 백성의 부정에 대한 정결의식(민19:6)에 사용되기도 하였다.
성경에서 특히 상징적으로 많이 사용된 이 식물은 요담의 비유에서는 세겜의 지도자를 상징하였으며(삿9:15) 유다 왕 아마샤를 꾸짖는 이스라엘 왕 요아스는 자신과 이스라엘을 백향목에 비유하기도 하였다(대하25:18). 또한 에스겔의 비유에서는 백향목이 다윗 왕가를 상징하는 말로 사용되었는데 그 가지는 후손인 유다 왕 여호야긴을 가리키기도 하였다(겔17:3). 백향목은 잣나무와 함께 높고 곧게 뻗은 자태로 인하여 주로 영광과 번영을 상징하기도 하였다(대하1:15;시92:12). 따라서 이를 벌목한다는 것은 그 번영을 황폐화시키는 것을 의미하였다(왕하19:23). 백향목은 부유한 자나 권력자들이 주로 사용하는 고귀한 목재이지만 이사야에서는 이스라엘의 어리석은 교만을 묘사할 때 사용되었는데(사9:10), 이처럼 백향목은 곧은 자태로 인하여 때로는 세속적 교만을 의미하는 말로 사용되기도 하였다(시 29:5-6;렘22:7;슥11:12). 그 외에도 솔로몬의 지혜를 나타낼 때 식물계의 으뜸으로 묘사되었으며(왕상4:33), 욥기에서는 하마의 우람한 모습을 묘사할 때 비유적으로 사용되었다(40:17).

뱀 serpent

오피디아로 알려진 파충류의 아목에 속한 군(群)으로서 비늘과 같은 표피, 갈라진 혀, 그리고 먹이인 설치류 동물들과 알을 삼킬 만큼 크게 벌릴 수 있는 큰 입을 가지고 있다. 독을 가진 뱀은 타액 분비선에서 독을 가져와 독아를 통하여 침투시켜서 중추신경계를 마비시키거나 세포에 출혈을 일으킨다. 구약성경에서 뱀은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창세기 3장에서 뱀은 하나님의 피조물 가운데 가장 간교하고, 많은 것을 알고 있는 동물로 나타난다(3:1-5). 이 뱀은 무엇 때문인지는 알 수 없지만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피조세계의 질서를 깨뜨리기 위해서 피조물 가운데 가장 뛰어난 존재인 인간을 타락시킴으로 하나님의 섭리를 거스른다. 그 결과 뱀에게 저주가 내려짐은 물론이거니와 인간에게도 저주가 임하였다. 저주로 인해 뱀은 기어다니게 되었는데 그 이전에는 어떻게 다녔는지 성경에서 언급하고 있지 않다. 외경에서는 이 뱀을 사탄 또는 마귀와 동일시하기도 하며(에녹서 69:6; 지혜서 2:24), 요한계시록에서도 옛 뱀을 사탄이나 마귀와 동일시하고 있다(계12:9-15:20:2). 한편 모세에게 주어진 권위의 징표들 가운데 한 가지는 땅에 던져지자 뱀으로 변하였던 그의 지팡이이다(출4:3-4). 백성들이 하나님과 모세에게 불평을 하자 독을 가진 뱀들이 이스라엘 진지를 공격해 들어왔다. 뱀에게 물린 자마다 모세가 만든 놋뱀을 쳐다본즉 고침을 받았다(민21장). 훗날 이방인들의 숭배 대상이 되었고 히스기야는 그의 개혁과정에서 이것을 부수었다(왕하18:4). 일찍이 팔레스타인에 뱀 숭배가 행해진 증거가 있고 외경 지혜서 11:15에서는 그들이 '이성없는 뱀들'을 경배했다고 직접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납작하게 양각된 뱀신 조각이 베이트미르신에서 발견되었다. 게셀에서 발견된 B.C.15세기경의 놋뱀은 코브라의 펼쳐진 목부위를 가지고 있으며 이곳에는 뱀들이 양각되어 있는 항아리들과 분향단 등의 많은 증거들이 발견되고 있다. 뱀들은 예루살렘의 장로들이 예배했던 '온갖 길짐승' (겔8:10, 공동번역)들 중에 포함되어 있었을 것이다.
예레미야 8:17에서 말하는 '술법으로도 제어할 수 없는 뱀'은 하나님께서 내리시는 심판의 하나이다. 술법으로 제어한다는 것은 실제로 마법을 건다는 것이 아니고 주인이 기술적으로 다룬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인 듯하다.욥기 20:16은 악인이 뱀의 혀에 죽을 것을 언급하며 마찬가지로 이사야 59:5은 악인에게 미치는 독사의 형벌을 예언하고 있다. 위에서 언급된 욥기와 이사야의 뱀은 오늘날의 언어에서는 같은 종류의 것이지만 성경에서 언급된 바 후자는 아마도 아프리카에서도 발견되던 것으로 보인다.
시편 91:13은 신앙의 사람은 하나님의 보호하심으로 아무 해 없이 독사와 뱀을 밟을 것이라고 말한다. 독사는 의심할 바 없이 이집트 코브라로서 이집트 전역에서 종교적 상징으로 사용되었으며 길이는 적어도 2.5m에 이르렀다. 이것은 아라비아 반도에서 생겨난 아종들과 더불어 북아프리카와 동아프리카 해안을 따라 발견된다. 이사야 11:8은 아이와 친구가 되어서 젖먹는 아이가 독사의 구멍에서 장난하며 젖뗀 어린 아이가 독사의 굴에 손을 넣을 것이라고 '그때'를 묘사한다. 더 나아가서 창조물이 새로워짐에 따라서 자연질서와 사람과의 화해의 확신을 묘사한다. 이사야는 그때가 되면 그러한 파충류들이 없어진다는 것이 아니고 변화된다는 것을 말한다. 팔레스타인에 대한 그의 예언(14:29)에서 독사가 등장한다(개역 '독사가 나겠고'). 영어성경의 다른 번역본에서는 'asp' 로 사용되기도 하는데 이것은 이집트 코브라를 가리킨다.
하나님께서 솔로몬에게 지혜를 주심으로 그가 짐승, 새, 물고기 뿐만 아니라 기어다니는 것을 논하였다. 베드로가 보았던 놀라운 이상중에 먹으라고 내려주신 것들 가운데 기는 것도 포함되어서, 하나님께서 깨끗하게 하신 것을 속되게 하지 말라고 확증하셨고 (행10:12:11:6), 이제 새로운 언약에서는 이방인들도 깨끗하다는 것을 상징하셨다.
야고보는 이르기를, 사람은 기는 짐승(새번역 참조․ 개역 ‘벌레', KJV 'serpent')을 길들일 수는 있지만 혀를 능히 길들일 사람은 없다고 하였다(약3:7-8). 뱀(독사)이 한 종류만을 언급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 의미는 간교한 것 그리고 매우 위험스러운 피조물이다. 이것은 악의 상징이다(창3장).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그것을 찌르실 수 있다(욥26:13). 바울은 뱀의 간계를 언급했다(고후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