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깊이를 더하는 시간, 카이로스와 크로노스
최근 칠순잔치에 참석한 한 어머니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분은 젊은 시절 남편과 사별하고, 홀로 자녀들을 키운 분입니다. 30대 초반, 남편을 잃고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시간이 지나고 여행을 떠나던 어느 날, 돌아오는 길에 아버지가 그녀의 손을 꼭 잡아줬습니다. 그 순간 그녀는 "이제까지 내가 힘든 시간을 견딘 것은 그 손을 잡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느꼈다고 합니다. 이 순간은 단순히 1초의 시간이 아니라, 40년의 시간을 견디게 해준 깊은 의미가 담긴 시간이었죠. 이 이야기는 시간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제공합니다. 시간을 다루는 방법은 크게 카이로스와 크로노스로 나눌 수 있습니다.
카이로스와 크로노스: 시간을 살아가는 두 가지 방식
크로노스의 시간은 우리가 흔히 경험하는 '흘러가는 시간'입니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서 시간은 일정한 흐름으로 지나갑니다. 반면, 카이로스는 특별하고 중요한 순간을 의미합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진정으로 의미 있는 순간들, 마음을 울리는 순간들을 '카이로스의 시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가족과 함께한 여행이나 중요한 사람과 나눈 대화에서 느끼는 깊은 감정들이 바로 카이로스입니다. 이처럼 시간을 어떻게 살아가느냐가 우리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바쁘게 흐르는 크로노스의 시간을 살면서도, 우리는 카이로스의 순간들을 만들어 가야 합니다.
주일 성수와 예배의 의미
주일 성수와 예배의 의미를 생각할 때, 단순히 교회에 가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져보게 됩니다. 일요일마다 반드시 예배를 드려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예수님이 부활한 날, 즉 주일을 기념하는 것이 그 시작입니다. 예수님은 부활하신 후, 제자들과 함께 떡을 떼며 삶과 죽음을 이야기하셨습니다. 그날을 기념하며, 초대 교회에서는 주일에 모여 예배를 드리기 시작했습니다. 초기 교회에서는 주일을 예배의 날로 삼았고, 이를 통해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을 기념하는 특별한 시간을 마련한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배를 드린다고 해서 모든 사람들이 반드시 일요일에 교회에 가야 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주일 성수의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고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안식일과 성수의 깊은 의미
성경에서 "안식일을 기억하여 거룩하게 지키라"는 말씀은 단순히 쉬는 날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안식일은 창조의 질서를 기념하는 날이기도 하며, 그 안에서 인간과 자연, 그리고 하나님과의 관계를 재조명하는 중요한 시간입니다. 출애굽기 20장과 신명기 5장에 나오는 십계명에서는 안식일을 지키는 이유를 명확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이 창조하시고 쉬셨기에 우리도 쉬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당시 고대 바벨론과 그리스에서는 신들이 인간을 부려먹기 위해 존재한다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성경은 모든 인간이 창조된 목적은 노동만이 아니라, 하나님과의 관계 속에서 평안을 누리기 위해 존재한다고 말합니다. 이는 다른 문화와 크게 대비되는 점입니다.
주일성수와 신앙의 실천
안식일을 기억하고 거룩하게 지키는 것은 단순히 '휴식'이 아니라, 하나님과의 관계를 깊게 하는 시간입니다. 예수님은 안식일에 병자를 고쳤고, 그것이 바로 생명을 구하는 일이었습니다. 예수님은 안식일의 본래 의미를 회복하셨습니다. 예수님의 부활은 이러한 정신을 계승하는 것이며, 주일 예배는 그 의미를 새롭게 하는 시간입니다. 주일 예배를 드린다는 것은 단순히 형식적인 의무가 아니라, 하나님과의 깊은 관계를 맺고, 그분의 임재를 경험하는 중요한 시간입니다. 우리가 주일을 성수하는 이유는, 하나님을 기억하며 예수님의 부활을 기념하고, 우리의 신앙을 실천하기 위함입니다.
신앙 공동체의 중요성
우리는 신앙을 개인적인 차원에서만 실천할 수 없습니다. 혼자서 예배를 드리고 기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신앙 공동체 속에서 함께 예배하고 나누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교회는 하나님의 말씀을 나누고, 서로의 믿음을 강화하는 공동체입니다. 제도적인 교회에 대한 비판도 있지만, 교회는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교회는 신앙을 지키고 성장하게 하는 중요한 그릇입니다. 이 그릇 안에서 우리는 서로 사랑하고, 격려하며, 믿음을 실천할 수 있습니다. 신앙 공동체 안에서의 갈등은 불가피하지만, 이를 해결하는 방법을 배우며 더 성숙한 신앙인이 되어 갑니다.
결론: 시간을 거룩하게 사용하는 삶
우리의 삶 속에서 시간이 흘러가는 방식에는 카이로스와 크로노스가 있습니다. 크로노스의 시간은 우리를 바쁘게 하지만, 카이로스의 시간은 의미 있는 순간들을 만들어냅니다. 우리는 매일의 일상 속에서 주일을 성수하며, 하나님과의 깊은 관계를 맺는 카이로스의 시간을 살아가야 합니다. 신앙 공동체와 함께 그 시간을 나누며, 하나님의 은혜를 더욱 깊이 체험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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