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과 두 행악자
누가복음 23장 33-43절을 살펴봅니다. 예수님은 해골이라는 곳에 이르러 십자가에 못 박히십니다. 이곳은 '골고다'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져 있는데, 이는 아람어에서 유래한 말입니다. '골고다'는 '두개골'을 뜻하는 단어로, 이 지역의 지형이 두개골처럼 보였기 때문에 붙여졌습니다. 로마의 십자가형 처형은 자주 이곳에서 행해졌으며, 예수님도 두 행악자와 함께 십자가에 달리십니다.
이 장면은 예수님이 처형당하는 장면이지만, 동시에 인류를 대표하는 두 죄인과 함께 있는 모습이기도 합니다. 예수님은 한쪽에, 그리고 두 죄인은 각각 오른편과 왼편에 달리십니다. 세상은 예수님을 행악자처럼 취급했지만, 실상 모든 인류가 죄인임을 의미하는 상징적인 장면입니다.
예수님의 기도: "저들을 사하여 주옵소서"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에서 첫 번째로 하신 말씀이 "아버지, 저들을 사하여 주옵소서. 자기들이 하는 일을 알지 못함이니이다."라는 기도였습니다. 이 기도는 예수님이 처형당하는 순간에도 자신을 못 박은 이들을 용서해달라고 기도하신 것입니다. 예수님은 그들이 죄를 지은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기 때문에 용서가 필요하다고 하십니다. 이는 우리 모두가 죄를 지었으나, 그 죄가 무엇인지를 깨닫지 못한 채 살아왔다는 사실을 상기시킵니다.
용서란 죄를 알지 못하는 자들에게 주어지는 은혜입니다. 어린아이를 용서하는 이유도 그들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모두 무지에서 나온 죄를 용서받고 구원받은 존재입니다.
예수님의 가르침과 순교자의 기도
예수님은 늘 원수를 사랑하고, 자신을 미워하는 자를 위해 기도하라고 가르치셨습니다. 누가복음 6장에서는 "너희 원수를 사랑하며 너희를 미워하는 자를 선대하며, 너희를 저주하는 자를 위해 축복하며, 너희를 모욕하는 자를 위해 기도하라"고 하셨습니다. 이러한 가르침을 예수님은 십자가에서 실제로 실천하셨습니다.
초대 교회의 순교자 스데반도 예수님의 기도를 본받아, 돌에 맞아 죽으면서도 "주여, 이 죄를 저들에게 돌리지 마옵소서"라고 기도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기독교의 본질입니다. 우리는 원수를 갚는 것이 아니라, 기도와 용서로 그들을 위한 구원의 길을 열어줘야 합니다.
예수님을 조롱하는 자들
예수님께서는 십자가 위에서 끊임없이 조롱을 받으셨습니다. 군인들은 예수님을 비웃으며 "네가 유대인의 왕이라면, 너를 구원해 보라"고 했습니다. 종교 지도자들은 예수님이 그리스도라면 자신을 구원해보라고 비웃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들의 조롱에 응하지 않으시고, 끝까지 구원의 일을 이루기 위해 십자가에서 죽음을 맞이하셨습니다.
이 장면은 단순한 조롱이 아니라, 사탄의 세력이 역사하는 한 순간임을 보여줍니다. 예수님을 향한 증오는 인간의 악한 본성뿐 아니라, 사탄의 세력이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입니다. 사람들은 자신들이 무엇을 하는지도 모른 채 예수님을 비난하고 조롱하지만, 그들의 죄도 예수님께서 대신 지시고 용서하셨습니다.
구원의 본질: 회개와 예수님의 약속
십자가에서 예수님과 함께 달린 두 행악자 중 한 명은 예수님을 비방하며 "네가 그리스도라면 우리를 구원하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다른 행악자는 자신이 죄를 지은 사실을 인정하고, 예수님께 "당신의 나라에 임하실 때 나를 기억해 주세요"라고 간구합니다. 예수님은 그에게 "오늘 내가 나와 함께 낙원에 있으리라"고 약속하십니다.
이 장면은 구원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보여줍니다. 구원은 단순한 종교적 행위나 자격이 아니라, 자신의 죄를 인정하고 예수님께 도움을 요청하는 믿음에서 시작됩니다. 구원은 내 힘으로가 아니라, 예수님께서 이루어주시는 은혜입니다. 우리가 예수님을 믿고, 그의 용서를 구할 때 구원이 이루어집니다.
구원의 길: 자기 자신을 부인하는 삶
십자가의 길은 우리가 자기 중심적인 삶에서 벗어나, 예수님처럼 이웃을 위한 삶을 살도록 초대하는 길입니다. 우리는 다른 사람을 위해 자기 생명을 내놓는 것을 기꺼이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구원의 본질은 자기의 욕망과 죄에서 벗어나는 것입니다. 우리가 예수님의 길을 따르며 살아갈 때, 세상의 고통과 죄에서 벗어나는 진정한 자유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결론
예수님은 십자가에서 구원을 위해 마지막까지 기도하셨습니다. 그분의 죽음과 부활은 인류의 물줄기를 바꾸었으며, 우리 각자의 삶도 예수님을 만남으로써 이전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게 됩니다. 구원은 단순한 종교적 의식이 아니라, 우리가 예수님을 믿고 그의 뜻을 따라 살아가는 삶 그 자체입니다. 십자가에서 예수님은 우리의 구원을 위해 모든 것을 다 내어주셨습니다. 우리가 구원을 받는 길은 단 하나,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구원의 길을 따르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나를 위해 죽으셨음을 믿고, 그분의 용서를 받아들인다면, 우리는 새로운 삶을 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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