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 바울과 그리스도의 향기
사도 바울과 그리스도의 향기 사도 바울은 오늘 본문을 기록하면서, '냄새'와 '향기'를 매개로 말씀을 풀어가고 있습니다. 고린도후서 2장 15절을 보면, "우리는 구원을 얻는 사람들 가운데서 멸망을 당하는 사람들 가운데서 하나님께 바치는 그리스도의 향기"라고 세 번 반복됩니다. 이 말씀이 참 감동적이라서 저는 이 구절을 묵상하며 깊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왜냐하면 제게 향기와 관련된 특별한 추억이 있기 때문입니다. 고등학교 시절, 제가 정말 좋은 대학에 가고 싶었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때는 지금처럼 입시가 덜 치열하지도 않았고, 많은 학생들이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저도 마찬가지였죠. 하지만 제가 원하는 대학에 가려면 경제적인 문제도 있었고, 과외나 학원비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그때의 마음이 지금도 기억납니다. 제가 성적이 높지 않았기에, 정교 1등을 목표로 하긴 어려운 상황이었죠. 그래서 저는 "그래, 정교 1등은 어렵지만, 내가 가장 먼저 학교에 가고 가장 늦게 나가면 1등을 할 수 있지 않을까?"는 기발한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고등학교 시절의 향기
그래서 학교에 가장 먼저 가서 도서관에서 공부를 시작하고, 가장 늦게 집에 돌아가며 공부했습니다. 도시락을 두 개 챙겨서 긴 시간 동안 도서관에서 혼자 공부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저는 정말 열심히 공부하고 싶었습니다. 그때의 추억은 제게 평생 잊지 못할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 중에서 기억에 남는 건, 아카시아 꽃 향기였습니다. 제 고등학교 주변에는 아카시아 꽃이 많았고, 그 꽃이 4월 말이나 5월에 만개할 때면, 그 향기가 학교 전체에 퍼졌습니다. 그때 저는 꿈 많고, 대학에 가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던 소년이었고, 아카시아 꽃의 향기는 그 시절의 열망을 다시 떠오르게 만듭니다.
향기의 소환, 그리고 그리스도의 향기
놀라운 점은, 45년이 지난 지금도 아카시아 꽃 향기를 맡으면 그때의 기억이 소환된다는 것입니다. 최근에 분당의 한 공원을 지나가는데 아카시아 향기가 확 풍기더군요. 그 순간, 저는 19살 때의 제 모습이 떠오르며 마음이 울컥해졌습니다. 그때 저의 가난한 마음과, 공부를 잘하고 싶었던 갈망이 다시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그 향기는 제게 "당시 그 꿈을 아직 잊지 않았구나"라고 묻는 듯했습니다.
오늘 본문을 읽으며, 저는 우리가 바로 그런 '향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구원을 얻은 사람들 중에서, 그리고 멸망당하는 사람들 중에서 그리스도의 향기를 나타내는 존재라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향기가 사람들에게 전해져, 그들의 마음에 갈망을 일으키고, 그들을 하나님께로 이끌 수 있기를 바랍니다.
감사의 향기
오늘 본문에서 사도 바울은 하나님께 두 가지 감사를 드리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14절 앞부분에서, "항상 우리를 그리스도 안에서 이기게 하시고"라는 말씀에 대한 감사입니다. 바울은 우리를 이기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한다고 고백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이기게 하시다'는 단순한 승리를 의미하지 않습니다. 당시 로마의 군대가 전쟁에서 승리한 후, 포로들을 끌고 개선 행진을 하면서 향을 피우는 의식이 있었습니다. 그 향기가 멀리까지 퍼졌듯이, 우리가 그리스도와 함께하는 이 삶도 마찬가지로 하나님께서 우리를 승리의 행렬에 참여하게 하신다는 의미입니다.
그리스도의 향기를 나타내는 삶
두 번째 감사는 14절 후반부에 나옵니다. "우리로 말미암아 각처에서 그리스도를 아는 향기를 나타내시는 하나님께 감사하노라"는 구절입니다. 여기서 '향기'는 단순한 향수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를 아는 냄새를 통해 세상에 하나님을 증거하는 삶을 뜻합니다. 우리가 그리스도의 향기를 풍기며 살아갈 때, 사람들은 그 향기를 맡고 그리스도를 알게 되는 것입니다.
바울은 이 향기가 두 가지로 나뉜다고 설명합니다. 16절에서 "이 사람에게는 사망으로부터 사망에 이르는 냄새요, 저 사람에게는 생명으로부터 생명이 이르는 냄새"라고 말합니다. 이것은, 그리스도의 향기가 사람마다 다르게 영향을 미친다는 뜻입니다. 그리스도의 향기를 맡은 사람들 중 일부는 그 향기를 통해 생명을 얻고, 일부는 그 향기를 통해 사망을 맞이합니다. 결국, 그리스도의 향기는 삶의 방향을 바꿀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향기, 우리 삶에서 드러나야 할 향기
저는 이 말씀을 통해 우리가 그리스도의 향기를 어떻게 나타내고 있는지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향기를 풍기고 있나요? 그리스도인은 그리스도의 향기를 맡은 사람들입니다. 우리가 만나는 사람들에게 그리스도의 향기가 전해질 수 있도록, 우리의 말과 행동이 그리스도의 사랑을 반영해야 합니다.
감사의 삶과 그리스도의 향기를 담는 삶
마지막으로, 우리가 해야 할 두 가지 일이 있습니다. 첫째, 지난 시절을 돌아보며 하나님께 감사하는 것입니다. 바울은 고린도후서 2장 14절에서 우리를 그리스도 안에서 이기게 하시고, 각처에서 그리스도를 아는 향기를 나타내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한다고 고백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자격 없이도 그리스도의 승리의 행렬에 동참하게 하셨습니다. 이 은혜에 감사하는 삶을 살아가야 합니다.
둘째, 그리스도의 향기를 우리 삶에서 나타내는 것입니다. 우리가 그리스도의 향기를 풍기면, 사람들은 그 향기를 통해 하나님을 알게 됩니다. 우리가 보여주는 삶, 말, 행동이 바로 그리스도의 향기라는 것을 기억하고, 이 향기를 세상에 전하는 삶을 살아가야 합니다.
결론
오늘 본문은 우리에게 그리스도의 향기와 함께 살아가야 할 삶을 묵상하게 합니다. 22주년을 맞이한 오늘, 우리가 하나님께 감사하며 그리스도의 향기를 풍기는 삶을 살아가기를 바랍니다. 고등학교 시절 아카시아 꽃 향기가 제게 많은 기억을 소환했듯이, 우리가 그리스도의 향기를 삶 속에서 풍기면, 사람들이 그 향기를 맡고 하나님께로 돌아오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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