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나온 책 중에서 《그냥 버스 기사입니다》라는 책이 있습니다. 이 책의 제목을 보면, "이 책은 누가 썼을까?" 바로 떠오르지 않나요? 제목만 봐도 어떤 내용인지, 누구의 이야기인지 짐작할 수 있을 정도로 그 특징이 확실한 책입니다. 이 책은 전라북도 전주에서 시내버스를 운전하는 한 버스기사님의 경험을 바탕으로 쓰여졌습니다. 그분이 겪은 애환을 틈틈이 기록해 두었고, 이를 모아 책으로 엮은 것입니다.
이 책을 읽으며, 버스 기사가 처한 열악한 근무 환경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 중 일부 내용은 정말 가슴 아프게 다가왔습니다. 예를 들어, "하루 열여덟 시간 동안 버스를 몰다 보면 내 안의 다양한 나를 마주하게 된다. 천당과 지옥을 수시로 넘나든다. 세상에서 제일 착한 기사였다가 한순간에 세상에서 가장 비열한 기사가 된다." 이 한 구절만으로도 버스 기사님들이 겪는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버스 기사와 마음의 고통
책 속에서 버스 기사님은 몸의 고통보다 사람을 상대하면서 겪는 마음의 고통을 더 크게 느낀다고 합니다. 그분의 이야기는 이렇게 이어집니다. "나의 경우 오전에는 선진국의 버스 기사였다가, 오후에는 개발도상국의 기사, 저녁에는 후진국의 기사가 된다." 이 표현 속에서 그분이 겪는 스트레스가 어떻게 누적되어 가는지, 점점 마음이 메말라 가는 과정을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책에는 버스 기사들이 왜 선글라스와 마스크를 착용하는지에 대한 재미있는 설명도 나옵니다. 선글라스는 "환한 얼굴을 감추기 위해" 착용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마스크는 "욕이 나올 것 같은 순간, 입을 가리기 위해" 사용한다고 합니다. 이러한 설명을 읽으며, 얼마나 많은 스트레스와 갈등 속에서 그분들이 일하고 있는지 상상할 수 있었습니다.
버스 기사와 목회자, 그리고 교회
책을 읽으면서, 버스 기사님들의 애환을 통해 많은 목회자들과 교회 안에서 겪는 어려움을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목사님은 "교회에 출근할 때마다 농담처럼 '간과 쓸개를 집에 두고 온다'고 말한다고 합니다. 그런 농담 속에 교회의 현실이 드러나 있습니다. 교회라는 곳은 본래 성화된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 아니라, 아직 성화가 덜 된 연약한 사람들이 모인 곳입니다. 그래서 교회 안에서는 상처를 받는 일이 종종 발생합니다.
교회 안에서도 "목사님이 나를 상처 준다"거나, "교회에서 이상한 사람들이 많다"고 말하는 초신자들이 많습니다. 이런 고백을 들을 때마다, 저는 "교회는 완벽한 사람들이 모인 곳이 아니라, 부족한 사람들이 서로 용납하며 성장하는 곳"이라고 설명하려고 노력합니다. "교회는 영적인 병원"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그들이 겪는 상처와 아픔을 이해하려고 합니다.
교회의 본질: 완벽하지 않은 사람들이 모인 곳
레이디 크레딧의 책 《교회를 교회되게》에는 매우 중요한 구절이 나옵니다. 그 구절에서 저자는 "내가 속하고 싶은 교회는 내가 엉망이라는 것을 알고, 하나님이 사랑이시라는 사실을 아는 교회"라고 말합니다. 교회는 완벽한 사람들이 모인 곳이 아니라, 부족한 사람들을 사랑으로 용납하는 곳이어야 한다는 메시지입니다.
이 책에서 저자는 "내가 엉망임을 아는 교회, 나의 밑바닥을 드러내며 영혼의 소생을 경험할 수 있는 교회"를 꿈꾸고 있습니다. 이런 교회라면, 교회를 다니는 사람들이 더 이상 가면을 쓰지 않아도 되며, 사랑 속에서 자신의 연약함을 드러내고 소생할 수 있습니다. 바로 이런 모습이 진정한 교회의 본질이라는 것입니다.
대인관계에서 중요한 두 가지
이 책을 읽으며, 교회 내 대인관계에서 중요한 두 가지를 깨달았습니다. 첫 번째는 "본질적으로 상대방을 바라보는 시각"입니다. 우리는 종종 상대방의 행동이나 표면적인 모습에만 집중하지만, 그 사람이 가진 본질을 봐야 합니다. 교회 안에서도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이해하고 용납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두 번째는 "넓은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입니다. 대인관계에서 일어나는 사소한 갈등도, 조금 더 넓은 시각으로 보면 쉽게 해결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조금 이상해 보인다 하더라도, 그들이 사랑을 경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교회"라는 큰 그림을 바라보며 관계를 맺어야 합니다.
교회에서 대인관계의 핵심
교회 안에서 대인관계를 다룰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과 용납"입니다. 로마서 14장 1절부터 15장 13절까지는 강한 자와 연약한 자가 서로 용납하는 문제를 다룹니다. 바울은 교회 안에서 대인관계를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에 대해 말하면서, 결국 "우리가 살아도 죽어도 주를 위하여 살며, 주의 것이 되었다"는 큰 그림을 제시합니다. 이 큰 그림을 항상 기억하며, 상대방을 대하는 마음을 가지라는 메시지입니다.
결론
교회는 완벽한 사람들이 모인 곳이 아니라, 서로 연약한 사람들을 사랑으로 용납하는 곳이어야 합니다. 우리가 교회 안에서 겪는 갈등과 대인관계의 어려움도, 큰 그림에서 볼 때 결국 "주님의 사랑으로 서로를 용납하고, 함께 성장하는" 과정입니다. 버스 기사님의 이야기처럼, 교회 안에서도 많은 아픔과 고통이 있지만, 그 안에서 사랑과 용납이 있다면, 우리는 영혼의 소생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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