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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문 모음/이찬수목사님

우리 민낯을 드러내실 때 | 역대상 12장 32절 | 이찬수 목사님 | 분당우리교회 | 2020.8.30 설교문 녹취록 요약 정리

초기 신학생 시절의 마음가짐

제가 신학교에 입학한 첫 번째 학기를 떠올리면, 그 당시에는 제 마음이 많이 요동쳤던 기억이 납니다. 자격이 부족한 철없던 신학생으로서, 목회에 대한 부르심을 받은 것만으로도 감격스러웠고, 매 예배마다 하나님의 은혜에 감동받아 눈물을 많이 흘리기도 했습니다. 새벽기도 갈 때마다 뜨거운 마음으로 예배를 준비하던 기억도 남아 있습니다.

 

동료 신학생들에 대한 불평

하지만 그 뜨겁고 감격적인 마음과는 달리, 한편으로는 동료 신학생들에 대한 불평이 많았던 것도 사실입니다. 예를 들면, 학교에 입학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대자보가 붙어 있었는데, 그 내용이 너무 신기하고 생소했습니다. '기숙사 식당의 밥이 맛없다', '반찬이 맛있게 해달라', '반찬을 더 늘려 달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제가 그 당시에는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교회의 현실을 마주하며

또 다른 대자보가 붙었는데, 이번에는 '서점 책값을 더 할인해 달라'는 내용이었습니다. 당시 그 서점은 교회 집사님 부부가 운영하고 있었고, 이미 꽤 많은 할인을 해주고 있었는데도 더 많은 할인을 요구하는 글이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저는 불편하고 용납되지 않는 감정을 느꼈습니다. 그런 마음으로 동료 신학생들을 비판하며 한 학기를 보냈던 기억이 납니다.

 

하나님의 은혜와 내 민낯의 발견

이렇게 시간이 흐르면서 어느 날, 저는 교회에서 예배를 마친 후 서점에서 책을 고르고 있었는데, 거기서 일하던 여직원이 저에게 "신학생에게 할인을 해주나요?"라는 질문에 묘한 눈빛을 보내며 대답했습니다. 그 순간, 제 마음속에서는 모든 것이 멈춘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제 민낯이 드러나는 순간을 맞이한 것이었습니다. 겉으로는 의식적으로 '신학생'으로서 특권을 누리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그 순간 제 안에 숨겨져 있던 이기적인 욕구가 모두 드러났습니다. 이 경험은 지금까지도 제 마음에 깊이 남아 있습니다.

 

베드로의 교훈과 우리의 민낯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시던 때, 베드로는 주님을 세 번 부인했습니다. 이 사건을 저는 매우 이해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을 부인한 것뿐만 아니라, 그 순간 베드로는 자신도 몰랐던 자신의 연약함과 민낯을 마주했을 것입니다. 그가 부인하고 도망친 이유는 단순히 예수님을 부인한 것이 아니라, 그가 얼마나 약한 존재인지를 깨달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의 마음 깊은 곳에서는 그 사실을 견딜 수 없었을 것입니다. 하나님은 때때로 우리의 민낯을 드러내시고, 그것을 통해 우리의 연약함을 고백하게 하십니다.

 

다윗과 다니엘의 고백

다윗은 나단 선지자에게 자신의 죄가 드러났을 때, "내가 여호와께 죄를 범하였다"는 고백을 했습니다. 이 고백은 단순한 죄의 고백이 아니라, 자신의 민낯이 드러난 후 하나님 앞에서 깨달은 진정한 회개의 시작이었습니다. 우리는 다윗처럼, 자신이 얼마나 연약한 존재인지 깨달으며 하나님 앞에 무너져야 합니다. 다니엘 또한 자신의 죄를 고백하며 하나님 앞에서 회개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우리의 고백과 회개

코로나19 팬데믹은 우리 개인의 민낯을 드러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우리가 그동안 감추고 싶었던 부끄러운 모습들이 모두 드러났습니다. 예배의 중요성을 잃고, 영적으로 나태해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 속에서 하나님은 우리의 연약함을 드러내시고, 회개의 기회를 주십니다. 우리는 이 기회를 통해 다시 하나님 앞에 나아가야 합니다.

 

결론: 하나님을 찾는 갈망

오늘날 많은 이들이 코로나19로 인해 자신들의 민낯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우리가 과거에 얼마나 하나님과 멀어졌는지, 우리의 믿음이 얼마나 무력해졌는지를 깨닫게 됩니다. 이제 우리는 그 민낯을 하나님 앞에 고백하며, 갈망하는 마음으로 하나님을 찾아야 합니다. 주님 앞에 겸손히 나아가며, 우리의 연약함을 고백하고,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실 은혜를 기다려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진정한 부흥을 경험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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