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GOODWILL CHURCH/Christianity

바빌로니아 창조 서사시(에누마 엘리쉬) - 수메르 신화

  '그 때 위에'라는 뜻인 '에누마 엘리쉬'로 시작하는 바빌로니아의 창조 서사시 [에누마 엘리쉬]는 서기전 18세기 초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여러 도시국가들을 연합하여 강력한 도시국가 바빌로니아를 만든 함무라비 집안의 업적을 찬양하며, 도시 바빌론의 수호신 마르둑이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전통적인 큰 신들의 서열을 뒤집고 최고신으로 올라서는 과정을 이야기하는 선전용 창조 서사시이다. 이 신화의 영웅인 '태양신의 송아지' 마르둑은 바다의 여주 티야마트와 싸워 티야마트를 죽이고 그 시신에서 세상을 창조해 내는 내용이다. 마르둑은 바빌로니아의 최고신으로 찬미 받으며 수메르의 최고신 엔릴의 자리를 차지하고 새로운 세상을 연다.

서기전 19세기 초부터 메소포타미아 지역에 도시국가 바빌론 왕조가 형성되며 바빌로니아 왕조 시대로 접어든다. '신들의 문'을 뜻하는 바빌론 도시국가의 주역은 함무라비 집안이었으며 함무라비 왕(서기전 1792-1750년 재위)은 42년의 재위 기간 동안 주변의 대다수 도시국가들과 외교 교섭 및 인척 관계 형성을 통해 바빌론 중심의 바빌로니아 제국을 건설햐였다. 그가 남긴 유명한 유물로 루브르 박물관에 보장된 법전을 기록한 함무라비 석비를 들 수 있다. 그 당시 바빌론에 많은 학교들이 세워져 바빌론은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지적 문화를 전수하는 학문의 중심지로 발전하였다. 여러 동물, 식물, 광물 등의 이름을 망라한 백과사전과 행정, 경제 용어사전, 수메르어-악카드어 단어사전, 천문관측 도표 등을 편찬했고, 정결례에 사용하는 주문과 제의에 사용되는 기도문 등을 새롭게 편집했다. 또한 신화나 영웅전, 찬양시 등 문학 작품을 망라하여 열람표를 만들고 토판들을 도서관에 보관하였다. 명실공히 바빌론은 고대 근동 문화의 중심지가 되었다.

한편 도시국가 바빌론이 메소포타미아의 중심 세력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종교적으로 새로운 개혁이 일어난다. 이 사건은 서기전 1755년경에 공포된 인류 역사상 중요한 유산인 함무라비 법전 서문에 실려 있다. 인간 생활에서 야기되는 대표적인 법례 282조항을 망라한 고대 사회의 역작인 함무라비 법전 서문은 아래와 같이 시작한다.

 

  아눈나키 큰 신들의 왕, 나라의 운명을 결정하는 분, 훌륭한 아누(하늘신)와 하늘과 땅의 주 엘릴은 에아의 첫째 아들 마르둑에게 온 누리의 주권을 결정해 주었다.

 

  이기기 신들 중에 그를 위대하게 만들엇으며 (이 도시를) '신들의 문'(이라는) 훌륭한 이름으로 불렀다.

 

  사방에 드높이게 만들었으며 그 가운데에 세세의 왕권을 하늘과 땅에 그의 토대를 세운 것처럼 그를 위해 확고히 했다.

그때 아누와 엘릴은 경건하고 신을 경외하는 대표자인 나 함무라비를, 나라에 법을 알리게 하고 사악과 죄를 근절시키고 강한 자가 약한 자를 누르지 않게 하고 태양신처럼 검은 머리(즉 사람들)에게 떠올라 나라를 밝히며 백성의 살을 좋게 하기 위해 이름을 불렀다. 나 함무라비는 엘릴이 부른 목자이다.

 

  이 서문에서 알 수 있는 바빌론의 수호신 마르둑은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전통적인 큰 신들의 계보에 소개될 때 에아(엔키)의 아들로 등장한다. 메소포타미아 신들 중에 최고의 권력자는 엔릴(엘릴)인데 엔릴의 아들로 소개되는 것이 아니라 '엔릴의 차석'인 엔키의 아들로 소개된다는 점이다. 또한 [에누마 엘리쉬]에 엔릴/엘릴은 등장하지 않는다.

 

  바빌로니아의 창조 서사시 [에누마 엘리쉬]는 7개 토판으로 1100행이 약간 넘는 긴 서사시이다. [에누마 엘리쉬]의 줄거리는 이러하다.

 

  먼 옛날 신들이 태어나기 전에 단물(앞수)과 바닷물(티얌투)이 하나로 섞여 있었다. 그때는 사람이 없었고 신들도 없었다. 강물이 넘치는 강둑에 침적토가 쌓이면서 신들이 생겨났고(라흐무/라하무) 처음 태어난 신들('수평선'안샤르, '지평선'키샤르)은 그들을 닮은 모습의 자식 신들을 낳았다('하늘'아누, '지하수'에아). 그들은 바다를 상징하는 '바다의 용' 티야마트를 괴롭혀 그녀의 뱃속을 엉키게 했다. 그러나 그녀는 그들에게 관대했다. 얼마 후 지하수신(에아)에게서 용사 중의 용사인 주 마르둑이 태어났다.

 

  신들의 왕으로 군림할 운명을 타고난 마르둑의 모습은 찬란했고 그의 눈매는 불길 같았다. '태양신의 송아지'라는 이름으로 태어난 마르둑은 처음부터 전사였다. 그의 할아버지 하늘신(아누)은 용맹스러운 손자에게 바람을 일으키는 바람개비를 만들어 주었다. 마르둑은 그것을 손에 쥐고 불어 흙먼지를 일으키고 폭풍과 파도를 일게 하였고, 티야마트는 흔들렸다. 밤낮으로 바다의 용 티야마트가 시달리자 그녀의 졸개들은 분노를 금치 못하고 곧 전쟁 준비를 한다. 괴기한 뱀들에게 피 대신 독을 채우고 사나운 용들에게 무서운 광채를 씌웠다. 괴기한 사자와 전갈 용사와 물고기 용사 등 열한 마리의 바다괴물들이 티야마트 앞에 서서 싸움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들의 강한 열화로 신들을 파멸에 몰아넣을 수 있는 만반의 준비를 끝낸 것이다. 이에 당황한 신들은 아연실색에 속수무책이었다.

 

  그러나 마르둑은 바다괴물들과의 전쟁에서 그들의 수뇌 티야마트에게 주문을 걸어 잠잠케 하고 그녀를 죽인다. 우주의 적 티야마트를 잠들게 만들 수 있는 주문은 구마사제의 수호신이며 구원자 에아가 준 것이다. 마르둑은 그녀의 시체를 들여다보고 이 괴이한 몸을 나누어 놀라운 것을 만들겠다고 생각하였다. 그는 그녀를 갈라 말린 물고기처럼 둘로 나누어 우주를 만들고 티야마트의 남편을 잡아 처형하고 그의 피로(점토를 섞어서) 사람을 만들게 하였다. 그는 사람들로 하여금 노동을 하게 임무를 정해 주고, 작은 신들의 노역을 그들에게 감당시켜 모든 신들이 쉴 수 있게 만들었다. 이래서 마르둑은 신들의 왕으로 추대되고 신들 중에 가장 높은 왕좌에 앉게 되고 신들은 그에게 엎드려 맹세했다. 그래서 마르둑은 신들의 왕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되었고 그에게 하늘과 땅의 주권이 있다고 확인하였따.

이 시의 끝부분에서 마르둑은 온 세상의 지배자가 되고 신들은 그에게 여러 가지 영역을 다스리는 의미로 엘릴의 숫자이며 그의 칭호인 '오십'이라는 이름과 함께 서로 다른 50개의 이름들을 바친다. 오십 번째 이름'엔쿠르쿠르'(Enkur-kur, '온 땅의 주')는 에아가 스스로 자기의 이름을 마르둑에게 넘기는 표시로 불렀다.

 

  이 오십 개의 이름으로 마르둑은 '신들의 엘릴(주권자)'인 신들의 왕이 되었다.

 

  [에누마 엘리쉬]야 말로 고대 메소포타미아에서 지금까지 발굴된 토판 가운데 멸실된 부분이 적고 비교적 보존 상태가 좋은 창조 이야기이다. 고대 근동과 같은 다신론적 사회의 창조 신화에는 종종 신들의 발생과 그 계보, 세상과 우주의 기원과 그 계보, 이와 더불어 승자와 패자를 정하는 갈등의 정도에 상관없이 계승권에 대한 이야기가 함께 들어 있다. [에누마 엘리쉬] 역시 이러한 창조 이야기의 확실한 본보기이다.

 

  [에누마 엘리쉬]는 신들의 기원에 대해서 앞수-티야마트로부터 마르둑까지 단지 5세대만을 다룬다는 점만으로도 상당히 특이한 형태임을 알 수 있다. 또한 각각의 새 세대의 신들마다 지혜, 권능, 성격, 개성, 그리고 인격 등 여러 면에서 그의 연장자를 능가한다. 초기 신들의 존재는 그들이 표시하고 상징하는 자연적 현상에만 국한된 것이었다. 예를 들어 앞수(Apsu)는 땅 속의 단물로 방해받지 않고 쉬는 것만을 원했다. 짠물 바다인 티야마트는 쉽사리 흥분하지 않지만, 한번 화가 났다 하면 그녀의 권세는 거의 막지 못할 것이었다.

 

  이 시의 시작에서 앞수와 티야마트는 그들의 물을 섞어 마치 한 몸처럼 되었다고 말한다(물론 이 서사시의 지역적 배경이 남 메소포타미아 삼각주 지역이며 두 강에서 흘러 내려오는 물과 바닷물이 섞이는 것을 신화로 엮은 것이지만). 이러한 만남은 둘 다 수동적일 뿐 아니라 그들의 결합으로 새 신들이 나온다는 것 조차 알지 못하는 것처럼 보인다. 인간유형적인 신들과 달리 그들은 물이 그들의 몸, 즉 액체이기 때문에 개인적 선택을 하지 않는다.

 

  이후 세대의 신들은 자연 현상과 그리 가깝게 얽혀 있지 않고 보다 인간적인 방식으로 놀고 춤추고 소음을 만들고 미래를 계획한다. 앞수와 티야마트와는 달리 그들은 태어날 때부터 개성이 있는 신들이다. 예를 들어 에아는 처음부터 지혜와 재능, 지능과 기술의 신이었고, 에아가 앞수를 잠들게 하고 그를 죽이려 했던 일을 보면 그가 얼마나 빈틈없고 약삭빠른 성격인지를 알려 준다. 에아는 앞수가 될 수 있으면 쉬려고 하는 약점을 알아 냈기 때문에 이 경기에서 쉽사리 이길 수 있었다. 그는 앞수를 죽인 다음에야 단물을 지배하게 되었고, 에아는 이러한 자연적 현상과 동일시되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아는 분명히 물 자체가 아니라 물의 통치자이다.

 

  [에누마 엘리쉬]의 인간과 세상의 족보(세상의 기원)도 불완전한 것이다. 여기에는 식물과 동물, 또 다른 중요한 피조물들이 등장하지 않고 창조 결과보다는 창조 과정을 강조한다. 더구나 이 창조 과정이 조직적이지는 않지만 시 전체를 통해 남신과 여신 사이에서 지식 신을 낳으며 또한 징인적 요소를 발휘한다. 남신과 여신이 자식신만을 낳는 것이 아니라 부분적으로 흙을 섞어서 다른 인물들도 만들어낸다. 예를 들어, 앞수와 티야마트는 각각 단물과 짠물이다. 그들의 자식들은 라흐무와 라하무인데 이들은 침적토로 물과 섞여서 그 결과 땅이 만들어진다.

안샤르(하늘의 끝)와 키샤르(땅의 끝)는 지평선으로 땅과 하늘의 경계를 표시한다. 그리고 아누는 하늘 자체이다. 태초의 땅의 형성 과정에 대한 이러한 신화적 이미지는 메소포타미아 인들의 경험에 그 바탕을 둔다. 그들은 티그리스 강과 유프라테스 강이 해마다 범람하여 그 충적토로 페르시아 만의 삼각주 지역에 땅을 더해 주는 것을 직접 볼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마르둑의 사제들은 이러한 전승을 발전시키는 데 더 이상의 관심은 없었다. 왜냐하면 [에누마 엘리쉬]의 신들의 계보는 여기서 비약적으로 중단되기 때문이다. 땅의 표면에 대한 것도 없고, 식물, 동물, 인간 등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이러한 모든 중요한 일들은 마르둑이 그 자신의 위엄에 가득 찬 전능한 힘을 전시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창조의 다른 하나의 방법인 장인적 요소는 시 전체를 통하여 자주 사용된다. 예를 들어 하늘신 아누는 그의 어린 손자가 갖고 놀이하라며 네 방향의 바람을 창조하고, 티야마트는 전쟁 도구로 일곱 괴물을 창조한다. 또 마르둑은 죽은 신의 몸으로 사람을 만든다. 이러한 모든 것들은 창조신이 장인처럼 이미 있는 어떤 재료로 새로운 모습의 대상을 만들어 냄을 보여 준다. 이 가운데 만들어지는 과정이 가장 상세하게 나오는 것은 마르둑의 창조 작업이다(넷째 토판의 뒷부분 끝부터 여섯째 토판 앞부분까지).

 

  마르둑은 티야마트의 시체 절반을 세워서 창공을 만들었다. 이 창조 장면은 거장이 작업하는 것을 묘사한다. 마르둑은 일하는 동안 가끔 한 걸음 물러서서 자신의 창조 작품을 바라보곤 한다. 다른 신들은 그가 일하는 것을 주시하고 형태를 갖출 때마다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그런데 마르둑의 인간 창조의 동기만큼이나 만드는 방법 자체도 중요하다. 왜냐하면 마르둑은 바로 조금 전에 티야마트를 쳐부수고 끝내는 죽임으로써 다른 신들에 대한 왕권을 획득하였기 때문에 이제 그는 그 시체로 뭔가 해야만 하는 상황인 것이다. 그래서 마르둑은 그것을 사용하여 그녀의 물을 나누어 생명으로 다시 돌아오는 것을 막는다. 마르둑은 세상을 창조하는데 이는 자기 자신이 절대 권력을 갖기 위해서 또 그가 이미 획득한 권세를 지키기 위한 아주 실용적인 목적이다. 마찬가지로 마르둑은 인간을 창조하는데 그들이 신들을 대신하여 신전도시 바벨론을 세우고 신들이 쉴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끝으로 젊은 신들에게 패배 당한 신들이 문제를 일으키지 않도록 상당히 무게 있는 직책을 준다.

 

  그러므로 [에누마 엘리쉬]에서 세상 창조에 대한 두 가지 관점을 읽을 수 있다. 시의 첫 부분처럼 신들 스스로 새 세대를 낳은 것과 같이 세상이란 자연스럽게 존재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세상은 사실상 살아 있는 어떤 것으로 신적이며 계속해서 그 영역이 넓어지는 것이다. 다른 창조 이야기에서는 신들이 자신의 목적을 위하여 어떤 대상들을 창조한다. 이러한 신들은 서로 일치 또는 조화하려는 아무런 계획도 없거니와 그들의 창조가 혹 빚을 수도 있는 갈등에 대해 전혀 상관하지 않는다. 이는 세상이 예견할 수 없고 더구나 창조 과정을 어디선가 끝마칠 필요조차 없는 것을 암시한다. 세상의 새로운 부분이 끊임없이 형성되어야 하며 따라서 이러한 과정에서 생기는 충돌과 갈등도 필수적인 것이다. 이와 같은 입장에서 보면 왕권 계승이라는 주제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등장한다.

 

  [에누마 엘리쉬]에서처럼 세상을 예측할 수 없는 것으로 이해하고 묘사한다면 안정과 통제가 필요하겠지만 이러한 질서는 마르둑이 모든 다른 신들의 왕권을 장악하기 전까지는 없었던 것이다. 마르둑이 지배하기 이전에는 일종의 세대차로 인해 신들이 서로 반대하는 두 그룹으로 나뉘어졌다. 티야마트를 우두머리로 하는 오래된 신들은 본성이 수동적이고, 변화를 원하지 않았고 아누가 이끄는 새 세대는 항상 활동적이고 소란하고 질서정연하지 않았다. 그래서 두 그룹 사이의 전면적 전쟁은 피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런데 새 세대보다 티야마트가 더 강한 것이 입증되자 아누는 가장 젊은 마르둑의 도움을 구하고 마르둑은 그 보답으로 다른 신들 위에 군림하는 절대권을 요구한다.

 

  [에누마 엘리쉬]에서 마르둑이 티야마트를 정복하고 승리를 거두는 것(둘째 토판 127-넷째 토판 122절)은 사실 새 질서를 세우는 것의 시작이다. 하늘과 땅(부서진 부분임), 인간을 창조하는 것은 구세대조차도 그의 지배 아래 있음을 입증한다. 더욱이 마르둑은 새 세대로 하여금 영원한 질서를 세우는 데 그의 권세를 사용한다. 그들 각자에게 별들을 다스리라는 임무를 맡김으로써 그들의 끊임없는 활동성을 유익하게 사용한 것이다. 이러한 조치로 마르둑은 갈등을 대비할 뿐 아니라 그의 지배는 확고부동한 것임을 확인한다. 이제 신들은 잘 정돈된 세상에서 서로 조화롭게 일하며 마르둑의 뛰어남에 경의를 표하고 찬사를 보낸다.

 

  이러한 서사시는 여러 가지 관점으로 해석하고 이해할 수 있다. 신화적 차원에서 본다면 많은 창조 이야기의 두 주제가 되는 '혼란과 무질서의 갈등'을 해결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시각으로 보면 티야마트와 그녀의 추종자들이 혼란을 대표하고 마르둑은 질서의 대행자로 혼란스런 상황을 안정된 세상으로 바꾸는 역할을 한다. 한편 이 창조시는 메소포타미아에 절대 왕권이 있게 된데 대한 설명으로 볼 수 있다. 신들이 다양한 방법과 목적으로 조직되는 것은 메소포타미아의 초기 역사부터 유난히 발달한 관료주의 체제를 암시한다. 그러나 이 시를 어떻게 이해하고 해석하든 [에누마 엘리쉬]는 일차적으로 모든 메소포타미아의 신들 가운데 가장 강력한 바빌론을 세운, 바빌론의, 바빌론을 위한 마르둑과 그의 업적에 대한 찬양시이다. 그리하여 바빌론의 신 마르둑은 신들 가운데 왕이며 신들의 신으로, 최고 신 마르둑이 있는 바빌론은 세상의 중심이 된다. 바빌로니아뿐만 아니라 앗시리아에서도 [에누마 엘리쉬]를 신전에서 낭독했었는데 마르둑이라는 신 이름 대신에 그들의 신 앗슈르로 이름을 바꾸었다. [에누마 엘리쉬]는 전형적인 메소포타미아의 창조 이야기들과 상당히 다르다. 마르둑을 최고 신으로 추앙하는 것은 메소포타미아 신들의 역사에서 단순한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메소포타미아의 신 목록(An=Anu)에 의하면 약 3,600여명 이상의 신들이 있고 신의 족보 또한 복잡하다.

[에누마 엘리쉬]가 신들이 남성, 여성으로 짝을 맞추어, 즉 앞수(아버지)와 티야마트(어머니)가 라흐무와 라하무, 안샤르와 키샤르를 낳았다는 식의 신의 계보로 시작되는 점에서는 아주 전통적이지만, 그 2세대가 지난 다음에는 안샤르와 키샤르 사이에서 아누가 그들의 상속자 첫 아들로 태어났고, 아누(하늘신)는 자신의 모습대로 누딤무드(에아의 다른 이름으로 그 뜻은 '창조자'임)를 낳았다. 그 후 에아(단물, 즉 지하수의 신)와 그의 아내 담키나의 아들로 마르둑이 태어났다. 그는 태어나면서부터 영웅이 되었다고 말한다. 여기에 엘릴의 이름이 등장하지 않는 것은 메소포타미아의 신들의 계보에 비추어 보면 상당히 의도적인 것이다.

 

  [에누마 엘리쉬]가 바빌로니아에 절대 군주의 필요성을 설명하기 위해 사용되었다고 이해할 수 있다. 동등한 지도자들의 모임으로부터 절대 왕원의 권력자로 바뀌는 정책에 호응하기 위한 일종의 정치적 발전을 묘사한 것으로 보는 견해이다. 이러한 관점으로 보면 [에누마 엘리쉬]는 지역적 연장자들의 모임에서 절대 왕권을(그 지역에는 물론 국제적으로) 선포한 것을 재구성한 것이고, 이 창조시는 메소포타미아의 정치 제도에 대한 비유인 셈이다. 즉 한때 외부로부터 위협을 받아 강하고 뛰어난 전쟁 지도자가 필요했고, 그 지도자는 전쟁의 위협이 사라진 후에도 절대 권력자로 남기를 원했고 또 그렇게 되었다는 것이다. 더욱이 [에누마 엘리쉬]의 신들은 영원한 언전과 생계를 위하여 각자의 권세를 기꺼이 포기하고 그러한 영속성과 안전한 생계를 유지하려는 목적으로 마르둑의 지도 아래 인간을 창조하게 되었다. 그러므로 이 창조 서사시에는 [지우수드라의 홍수 이야기]나 [사람이 태어난 이야기], '신들이 사람 대신에'라는 문구로 시작하는 [아트라하시스의 태초 이야기] 등에 등장하는 반목적이고 반항적인 인간성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에누마 엘리쉬]는 '이름짓는 개념'으로 시작하여 이름을 주는 일로 끝난다. 이 창조시의 저자에게는 의심할 바 없이 '이름을 붙이거나 이름을 짓는 것'은 창조의 행위인 동시에 이미 존재하는 어떤 것을 설명하는 것이다. 즉, 이름 자체가 피조물들의 의의를 밝혀준다. 그래서 어의적 음성학적 분석은 지어진 이름들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역사적으로 바빌로니아 왕국의 신년 축제 행사 넷째 날에는 마르둑 신전 '에 삭일라'(E2. SAG. II. 2. L.A, '머리를 드높이' 신전)에서 대사제가 방방곡곡에서 모인 순례객들 앞에서 [에누마 엘리쉬]를 낭송하였다. 따라서 [에누마 엘리쉬]는 신년행사에 낭송하여 마르둑의 위업을 알리는 정경이다. 마르둑 신전에 서 있는 마르둑의 신상은 바빌론의 자랑이며 위엄이었다.

그러나 바빌론의 세력이 약해지면서 북메소포타미아의 앗시리아 왕국은 바빌론을 자주 침략하였다. 그들은 바빌로니아의 여러 신전에서 보물과 재물을 약탈하곤 했다. 결국 마르둑 신상도 앗시리아 왕에게 빼앗기는 운명을 겪어야 했다.

 

  앗시리아 왕 투쿨티-닌우르타 1세(서기전 1243-1207년)는 서기전 1200년경 바빌로니아의 모든 도시들을 정복하여 수도 바빌론을 파괴하고 약탈했으며 토판들은 물론 바빌론의 수호신 마르둑의 신상도 앗슈르로 가져갔다. 이는 바빌로니아가 앗시리아 왕에게 전적으로 종속함을 나타내는 것이었다.

  투쿨티-닌우르타 1세가 빼앗아 간 마르둑 신상은 바빌로니아 인들에게 물질적 침해 뿐 아니라 정신적 유린을 의미했다. 오랫동안 명성을 날리던 도시 바빌론 자체가 앗시리아의 처분에 따르게 되었고 그들의 수호신 마르둑이 그들을 버린데다 앗시리아의 수호신인 앗슈르보다 정치적 군사적으로 열등함을 입증한 사실은 더욱 더 처참한 것이었다. 허물어진 옛 신전을 이전 것과 똑같이 재건하고 복구하는 것이 그들의 커다란 종교적 정치적 사명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바빌론의 종교 지도자와 사제들은 빼앗긴 신상을 대치할 마르둑 신상을 만들지 않았다. 오히려 그들은 그 신상이 돌아오기를 염원하여 수많은 제의를 행했고 언제 돌아올 수 있을까 수없이 점을 쳤다.

 

  그 사이 메소포타미아 동쪽 산맥 저편에 거주하며 틈틈이 메소포타미아 도시로 내려와 노략질하던 엘람 사람들이 앗시리아 군대가 빼앗아 간 마르둑 신상을 훔쳐갔다. 바빌론 사람들은 네부카드레짜르 1세(서기전 1125-1104년 재위) 때가 되어서야 자그로스 산맥 너머 엘람 지역까지 들어가서 거의 100년 전에 빼앗긴 마르둑 신상을 되찾아 올 수 있었다. 바빌론은 다시 자존심을 되찾게 되었다. 바빌론에서 이 사건은 두말할 것도 없이 크게 경축할 일이었다. 승리를 축하하는 행렬과 축제들, 감사하여 바치는 사은제들이 도시를 가득 채웠다. 바빌로니아 사람들의 관점에서는 단순히 마르둑 신상이 원래 속했던 곳으로 돌아온것뿐만이 아니라 마르둑 자신이 그의 원수들을 무찌르고 승리하고 귀환한 것이었다. 그는 바빌론을 보호하기 위해 다시 돌아왔고 그가 세웠던 바로 이 도시에 호의를 베푼다는 것이다.

 

  [에누마 엘리쉬]는 이러한 축제적인 분위기에서 대대적으로 선전되었다. 바빌론의 수호신이 세상을 창조하고 바빌론은 신들의 모임터가 되었다는 역사 신화적 사실을 [에누마 엘리쉬]를 통하여 다시 한 번 신년 행사에서 알려 주는 계기가 된 것이다. 따라서 [에누마 엘리쉬]는 마르둑의 제의를 확인하고 바빌론이 세상의 중심이라는 종교 정치적인 이데올로기를 널리 퍼뜨리기 위한 민족의 서사시임을 알 수 있다.

 

  바빌로니아 창조 서사시 [에누마 엘리쉬]의 신학적 전승은 고대 근동 사회에 두루 전파되었으며 여러 민족의 창조 이야기로 변형되어 재창작되었따. 고대 메소포타미아 문화와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는 고대 이스라엘에서도 창조 신화는 창작되었으며 히브리 성서에 전해진 창조 이야기들은 [에누마 엘리쉬] 뿐 아니라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창조 신화와 근본적으로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에누마 엘리쉬]와 [창세기] 1장의 경우는 세상 창조라는 명제를 실현하는 주역이 그 도시/민족의 수호신이라는 점이다. 바빌론의 수호신 마르둑은 세상을 창조하고 신들의 왕이 되며 하늘과 땅을 만든 하느님은 이스라엘의 야웨 하느님이다. [에누마 엘리쉬]와 [창세기]의 첫 번째 창조 이야기 (창세기 1장)에는 세상에 질서를 세우기 위한 일에도 인간 창조가 효과적인 역할을 한다. 마르둑은 신들의 왕이 된 다음 신들의 고역을 감당시키려고 사람을 만들었고 인간이 창조된 후 신들은 모두 함께 마르둑의 업적을 찬양한다.

  왜냐하면 마르둑이 신들의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고 신들을 고역에서 쉴 수 있게 하는 등, 세상을 안정된 것으로 만들어 주었기 때문이다(6번째 토판 1-44절).

 

  [창세기] 1장의 창조시도 이러한 범주에 속한다. 여기서 하느님은 아무것도 없는 불모지와 어둠의 깊은 물에서 빛이 있는 온전한 세상을 창조한 다음, 온갖 생물을 다스리도록 하느님의 모습과 닮은 사람을 창조했다. 또 [에누마 엘리쉬]에서 인간 창조 끝에 마르둑을 비롯한 다른 신들이 쉬듯이 [창세기] 1장의 하느님도 인간 창조 끝에 쉬었다. [에누마 엘리쉬]가 7개 토판으로 이루어진 것처럼 [창세기]는 창조 역사의 시간을 7일로 잡는다.

 

  에누마 엘리쉬와 [창세기] 1장의 창조 찬양시에는 인간 창조가 세상 창조 계획의 마지막 단계에 속하지만, 이와 달리 인간 창조가 맨 처음 시작하는 이야기의 실마리로 인간의 초기 역사를 추적하는 창조 신화적 전통도 있다. 이러한 전통은 흔히 이전의 여러 이야기들을 마치 계속되는 이야기처럼 연결시키는데, 이 경우 이야기의 앞뒤 순서는 이야기마다 서로 상당히 다를 수 있다. 또한 이러한 전통의 초기 역사는 세상의 다른 어떤 것보다도 인간 창조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더욱이 인간 창조 이후 한동안은 문제가 없고 번성하다가, 어느 때부터 인간이 나빠져서 신의 마음에 들지 않거나 신을 괴롭힌다. 그리하여 신이나 신들은 재난을 일으켜 인간을 파괴시키고, 파괴 후에 다시 새롭게 한다. 이러한 종류의 이야기는 세상 창조에 대한 전통처럼 서로 다른 문화마다 유사한 내용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첫째 토판

 

  위에 하늘이 이름 지어지지 않았고,

밑에 마른 땅이 이름으로 불려지지 않았는데

처음으로 그들(신들)의 아버지 앞수(지하수)와

 

  그들 모두를 낳을 모체 티야마트(바다)는

자기네들의 물을 하나로 섞고 있었다.

갈대 집이 엮어지지 않았고, 늪 있는 땅도 보이지 않았다.

그때 어떤 신들도 나타나지 않아서,

이름으로 불려지지 않았고, 운명도 정해지지 않았다.

 

  그리고 신들이 그 속에서 생겨났다.

라흐무와 라하무가 생겨났고, 이름이 불려졌다.

그들이 커지고, 강해졌다.

안샤르(수평선)와 키사르(지평선)가 태어났다.

그들(라흐무와 라하무)보다 더 컸다.

그들의 날수가 많아지고, 햇수가 더해졌다.

그들의 맏아들 아누(하늘신)는 그의 아버지와 견주었다.

안샤르는 그의 자식 아누를 그와 닮게 만들었다.

그리고 아누는 누딤무드(지하수신)를 그의 모습으로 낳았다.

누딤무드는 그의 아버지보다 더 나았다.

 

  지혜롭고 총명하며, 힘이 내우 세었다.

그의 아버지를 낳은 안샤르보다 더 강했다.

그의 형제 신들 중에 그를 견줄 자가 없었다.

형제 신들이 모두 모였다.

그들은 티야마트를 괴롭히고, 소리치며 그 주위를 돌았다.

티야마트의 뱃속을 엉키게 했다.

​그들의 시끄러움으로 신들의 거처 안을 어지럽혔다.

앞수는 그 시끄러움을 줄일 수가 없었다.

티야마트는 그들 앞에 조용했다.

그들의 행동은 그녀를 해쳤다.

그들의 행위가 좋지 않아도 그녀는 관대했다.

그래서 큰 신들의 아버지 앞수는

그의 시종 뭄무를 불러 말했다.

"뭄무, 나를 즐겁게 해 주는 시종이여!

오라 티야마트한테로 가자."

그들은 가서 티야마트 앞에 앉았다.

그들의 자식들인 신들에 대한 문제를 상의했다.

앞수는 입을 열고

티야마트에게 큰 소리로 말했다.

 

  "그들의 행위가 나를 해칩니다.

낮에는 쉴 수가 없고 밤에는 잘 수가 없습니다.

그들의 행위를 없애고 그들을 쫓아 버려야겠습니다.

조용하게 되어 우리가 잘 수 있게 합시다."

티야마트가 이 말을 듣자

그녀는 화가 치밀어 그녀의 남편에게 소리쳤다.

그녀는 지독하게 소리쳤고 혼자서 분노에 떨고 있었다.

그녀는 속으로 악을 참았다.

"우리가 만든 것들을 어떻게 없애 버릴 수가 있습니까?

그들의 행위가 해 끼친다 하더라도 우리는 좋게 견딥시다."

뭄무는 앞수에게 대답하고 상의했다.

시종은 그의 모슨 (뭄무)의 조언에 동의하지 않았다.

"아버지, 그들의 괴롭히는 행위를 끝장나게 합시다.

낮에 쉴 수 있고, 밤에 잘 수 있게 합시다."

 

앞수는 그와 즐거웠고 얼굴빛이 밝아졌다.

그의 자식 신들에게 사악함으로 무슨 계획을 세웠다.

뭄무(시종)는 그의 목을 껴안고

그의 무릎에 앉아 입맞추었다.

 

  그들 사이에 계획한 모든 것이

그들의 자식 신들에게 되풀이되어 알려졌다.

신들은 듣고 당황했다.

그들은 조용해졌고 말없이 앉아 있었다.

 

매우 똑똑하고, 현명하며, 재간 있는

에아는 무엇인가를 감지하고 그들의 계획을 알아차렸다.

모든 방안을 바르게 세웠고

그의 거룩한 주문은 멋있고 훌륭했다.

그가 주문을 읊자 물은 잠잠해졌다.

그가 그에게 잠을 쏟자 깊이 잠들었다.

앞수를 잠들게 하자 잠 속에 빠졌다.

조문관 뭄무(시종)는 눈이 몽롱하며 졸았다.

그(에아)는 그(앞수)의 허리띠를 풀고 그의 왕관을 벗겼다.

그의 빛나는 후광을 빼앗아 자기에게 씌웠다.

그는 앞수를 묶고 그를 죽였다.

뭄무를 붙잡아 그 위에 매어 놓았다.

그는 앞수 위에 거처를 세웠고

뭄무를 잡아 코걸이 줄을 꿰어 놓았다.

그(에아)가 그의 적들을 잡아 물리친 후에

 

  에아는 그의 반대파를 향해 승리의 환성을 질렀다.

그는 어두운 방 속에서 조용히 쉬었다.

'앞수'라고 이름을 지어 주고 성전이라고 알려 주었다.

그곳에 그의 밀실을 만들었다.

에아와 그의 아내 담키나는 호사스럽게 지냈다.

방안의 거처인 운명을 정하는 방에서

용사 중의 용사, 신들의 현자인 주 가 태어났다.

앞수 속에서 마르둑이 만들어졌다.

거룩한 앞수 속에서 마르둑이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 에아가 그를 만들어 내었다.

그의 어머니 담키나가 그를 낳았다.

그는 여신들의 젖을 빨았다.

그를 기른 유모는 그에게 위엄을 채워 주었다.

그 모습은 찬란했고 그의 눈매는 불길 같았다.

태어났을 때부터 용사였고 처음부터 용감했다.

그의 아버지를 낳은 아누가 그를 쳐다보았다.

그(아누)는 즐거웠고 얼굴색이 밝아졌다.

그의 심장은 기쁨으로 찼다.

그를 완벽하게 만들어 그의 신성은 두 배가 되었다.

 

  그는 더욱 커져 무엇보다 더 위였다.

그의 모습은 재간 있게 만들어져서 누구도 알 수 없었다.

생각할 수 없으며 상상하기도 어려웠다.

눈이 네 개이며 귀가 네 개였다.

그의 입술이 움직일 때 불길이 타올랐다.

귀가 매우 커서 네 배로 감지하고

그리고 눈도 마찬가지로 모든 것들을 감찰했다.

그의 형상은 신들 중에 제일 크고 최고였다.

그의 사지는 매우 컸고, 태어날 때부터 최고였다.

"우투(태양신)의 아들, 우투의 아들

신들의 태양, 태양의 아들."

열 신의 후광을 입고 머리 위를 감쌌다.

오십의 위엄을 그의 몸 위에 덮었다.

아누는 사방의 바람을 만들어 내어

그(마르둑)의 손에 채워 주고, "내 아들아! 가지고 놀아라!"

그는 흙먼지를 만들어 폭풍을 일게 했다.

그는 파도가 생기게 하여 티야마트를 흔들었다.

티야마트는 흔들렸고 낮과 밤으로 휘저어졌다.

신들은 쉴 수가 없었고 그 폭풍에 견디어야 했다.

 

  그들은 마음속에 악한 계획을 했다.

그들의 어머니 티야마트에게 말했다.

"당신의 남편 앞수를 죽였을 때

그는 네 개의 무서운 바람을 만들어서

당신 속을 흔들어 놓아 우리는 잘 수가 없습니다.

당신 마음속에 당신의 남편 앞수가 없습니까?

잡힌 뭄무(시종)를 당신은 내버려 둘 수 있습니까?

당신은 어머니가 아닙니까?

당신은 쉴 수 없이 흔들리며

우리들도 쉬려고 누울 수가 없습니다.

당신은 우리들을 사랑하지 않습니까?

우리의 [...] 우리 눈은 움푹 들어갔습니다.

쉴 수 없는 우리의 멍에를 벗겨 주십시오.

그래서 우리가 잘 수 있게 해 주십시오.

[남풍]을 일으켜 그들의 원래 처지로 돌려보냅시다.

[폭풍을 일으켜] 그들을 허깨비로 만듭시다."

 

티야마트는 들었다. 이 말은 그녀를 즐겁게 했다.

"당신들이 조언한 대로 우리가 폭풍을 만듭시다.

그 속에 있는 신들을 [허깨비로 만듭시다.]

 

  그들은 그들을 낳은 신들에게 [악한 짓을] 택하였습니다."

 

그들은 모여들어 티야마트 옆에서 궐기를 했다.

그들은 화가 났고 쉬지 않고 밤낮으로 계획을 짰다.

그들은 전쟁 준비를 하느라 요란법석이었다.

모임을 가졌고 갈등이 생겼다.

 

모든 것을 만든 어머니 후부르가

누구도 대적할 수 없는 무기를 만들고 기괴한 뱀들을 낳았다.

날카로운 이빨, 불쌍히 여기지 않는 엄니를 더했다.

그녀는 그것들의 몸에 피 대신 독을 채웠다.

사나운 용들에게 무서운 광채를 씌웠다.

신들처럼 후광이 빛나게 하였다.

"그들을 본 자는 힘없이 꺾일 것이며

그들이 몸으로 덤벼들면 그들의 가슴을 돌리지 못한다."

그녀는 뱀들과 용들과 라하무(털 많은 용사),

괴기한 사자와 험악한 개와 전갈 용사,

힘센 귀신들과 물고기 용사와 황소 용사를 세웠다.

무자비한 무기를 지닌 자들이 싸움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녀의 명령은 절대적이어서 누구도 반대하지 못한다.

 

  그래서 그녀는 이처럼 열하나(의 괴물들을) 만들었다.

그 모임을 이루는 그녀의 자식 신들 중에

그들 가운데에서 킨구를 일으켜 그를 높이 세웠다.

군대의 지휘권과 모임의 소집권,

전쟁 무기를 쥐고 전투에 돌진하는

전쟁의 총사령관으로

그를 임명하고 의자에 앉혔다.

"나는 너에게 마법을 걸어 너를 신들의 모임에서 높이 세웠고

모든 신들의 왕권을 너의 손에 채워 주었다.

네가 제일 높으며 너는 유일한 나의 남편이다.

네 명령이 아눈나키 신들 가운데 제일 높을 것이다."

그녀는 그에게 운명의 점토판을 주고 그의 가슴에 매달게 했다.

"너에 (대하여). 네 명령은 바뀌지 않을 것이며

네가 하는 말은 확실할 것이다.

지금 킨구가 가장 높으며 총사련관직을 맡고

그의 자식 신들에게 운명을 정해 준다.

너희 입에서 나온 말은 불을 잠잠하게 할 것이며

너희의 강한 열화는 힘센 자들을 꺾을 것이다."

 

 

 

 

둘째 토판

 

티야마트는 그녀의 창조물들을 중요시하고

그녀의 자식 신들에게 대항하여 전쟁 준비를 했다.

이래서 앞수[보다] 티야마트는 더 잘못을 한 것이다.

그녀는 전투 준비를 했다고 에아에게 알려 주었다.

에아가 이 말을 듣자

그는 놀라 아무 말도 못 하고 잠잠히 앉았다.

그가 생각을 한 후에 그의 분노는 가라앉았다.

그는 그의 아버지 안샤르에게 곧바로 왔다.

그를 낳은 아버지 안샤르 앞에 들어서서

티야마트가 계획한 일들을 그에게 이야기했다.

"나의 아버지, 우리의 어머니 티야마트가 우리를 미워합니다.

그녀는 모임을 갖고 분노에 찼습니다.

신들 모두가 그녀에게 붙었습니다.

심지어 당신이 만든 것들도 그녀 편으로 갔습니다.

그들은 그녀에게로 밀려들어 그녀 편에 일어섰습니다.

분노와 음모로 밤과 낮으로 쉬지 않습니다.

전쟁을 준비하며 시끄럽게 떠들고 분노에 찼습니다.

모임을 갖고 싸움을 시작합니다.

 

  모든 것을 만든 어머리 후부르가

누구도 대적할 수 없는 무기를 만들고 기괴한 뱀들을 낳았습니다.

날카로운 이빨, 불쌍히 여기지 않는 엄니를 더했습니다.

그녀는 그것들의 몸에 피 대신 독을 채웠습니다.

사나운 용들에게 무서운 광채를 씌웠습니다.

후광을 띠게 하여 신처럼 닮게 만들었습니다.

'그들을 본 자는 힘없이 꺾일 것이며

그들의 몸으로 덤벼 들면 그들의 가슴을 돌리지 못한다.'

그녀는 뱀들과 용들과 라하무(털 많은 용사),

괴기한 사자와 험악한 개와 전갈 용사,

힘센 귀신들과 물고기 용사와 황소 용사를 세웠습니다.

무자비한 무기를 지닌 자들이 싸움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그녀의 명령은 절대적이어서 누구도 반대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그녀는 이처럼 열하나(의 괴물들)를 만들었습니다.

그 모임을 이루는 그녀 자식 신들 중에

그들 가운데에서 킨구를 일으켜 그를 높이 세웠습니다.

군대의 지휘권과 모임의 소집권,

전쟁 무기를 쥐고 전투에 돌진하는

전쟁의 총사령관으로

그를 임명하고 의자에 앉혔습니다.

 

  '나는 너에게 마법을 걸어 너를 신들의 모임에서 높이 세웠고

모든 신들의 왕권을 너의 손에 채워 주었다.

네가 제일 높으며 너는 유일한 나의 남편이다.

네 명령이 아눈나키 신들 가운데 제일 높을 것이다.'

그녀는 그에게 운명의 토판을 주고 그의 가슴에 매달게 했습니다.

'너에 (대하여): 네 명령은 바뀌지 않을 것이며

네가 하는 말은 확실할 것이다.

지금 킨구가 가장 높으며 총사령관직을 맡고

그의 자식 신들에게 운명을 정해 준다.

너희의 입에서 나온 말은 불을 잠잠하게 할 것이며

강한 너희의 열화는 힘센 자들을 꺾을 것이다.'"

 

안샤르는 이 말을 듣고 크게 당황했다.

그는 "우"하고 외치며 그의 입술을 깨물었다.

그의 마음은 화났고 그의 심경은 불편했다.

그의 자식 에아에게 외치는 그는 목이 메었다.

"내 아들, 네가 싸움을 걸었다.

네가 네 편에서 일으킨 일들을 네가 짊어져야 한다.

네가 나가서 앞수를 죽였다.

그런데 네가 화나게 한 티야마트 앞에 누가 서겠느냐?"

 

  현명한 조언자, 지혜로운 대표자,

지혜의 원천, 누딤무드는

그의 아버지 안샤르에게 위로의 말로 조용하게

정중히 대답했다.

"나의 아버지, 당신의 마음은 멀고(깊고) 운명을 결정합니다.

만들고 부수는 권한이 당신에게 있습니다.

안샤르, 당신의 마음은 멀고(깊고) 운명을 결정합니다.

만들고 부수는 권한이 당신에게 있습니다.

나의 생각을 당신에게 말합니다. 가엾게 여기십시오.

내가 좋은 계획을 세웠던 것을 기억하십시오.

내가 앞수를 죽이기 이전에

지금 일어난 것을 누가 예측했습니까?

내가 그의 생명을 끊어 버리겠다고 했습니다.

바로 내가 그를 부수겠다고 했습니다.

그 외에 무엇이 있었습니까?"

 

안샤르는 그의 말을 들었고 그것은 그를 기쁘게 했다.

그의 마음이 가라앉자 에아에게 말했다.

"너의 행위는 신적으로 중하다.

너의 힘에 대항할 자는 없다.

 

  에아, 너의 행위는 신적으로 중하다.

너의 힘에 대항할 자는 없다.

티야마트 앞으로 가라! 그녀의 공격을 막아라!

네 주문으로 그녀의 분노가 가라앉을 것이다."

그가 그의 아버지 안샤르의 말을 듣고 나서

그는 그녀의 행로를 택하여 그녀의 길을 따라나섰다.

아누는 가서 티야마트의 계획을 (보려고) 애썼다.

[그는 그녀를 쳐다볼 수가 없었으며] 돌아가 버렸다.

그의 아버지 안샤르에게 [왔다.]

[...] 그에게 말했다.

그녀의 손을 나에게 올려 놓았다.

안샤르는 잠잠했으며 땅바닥을 쳐다보았다.

이를 갈며 에아에게 머리를 흔들었다.

모든 이기기 신들과 아눈나키 신들이 모였다.

그들은 입술을 꼭 다물고 조용히 앉았다.

"어떤 신도 [전쟁에] 가까이 가려고 하지 않는다.

티야마트를 상대하는 것은 [목숨을] 내거는 것이다."

주 안샤르, 큰 신들의 아버지

그의 마음을 정리하고 도시와 나라의 수호자처럼 (말했다).

 

  "힘센 아들이 그의 아버지의 복수를 갚는다.

전쟁에 [...] 용사 마르둑!"

에아는 마르둑을 비밀 장소로 불렀다.

조언을 하고 그의 마음을 그에게 전했다.

"마르둑, 네아버지의 조언을 들어라.

너는 내 아들이며 그의 마음을 가라앉힌다.

안샤르에게 서면 전투에서처럼 가까이 가라!

네 입을 열면 바로 서라. 그가 너를 볼 때 그는 수그러진다."

 

주(마르둑)는 그의 아버지 말씀에 기뻤다.

그는 가까이 와서 안샤르 앞에 섰다.

안샤르가 그를 보자 그의 마음은 즐거움으로 가득 찼다.

그가 그의 입숙에 입맞추자 그의 슬픔은 사라졌다.

"[안샤르], 벙어리같이 있지 마십시오. 입술을 여십시오!

내가 갈 것이며 당신 마음의 모든 것을 이루겠습니다.

[안샤르], 벙어리같이 있지 마십시오. 입술을 여십시오!

내가 갈 것이며 당신 마음의 모든 것을 이루겠습니다.

어떤 사내가 당신ㅇ르 상대로 그의 전쟁에 나갔습니까?

티야마트는 여자가 아닙니까? 무기를 들고 당신에게 덤빕니다.

[내 아버지], 창조주여, 기뻐하시고 즐거워하십시오.

 

  티야마트의 목을 당신이 곧 짓밟을 것입니다.

내 아버지, 창조주여, 기뻐하시고 즐거워하십시오.

티야마트의 목을 당신이 곧 집밟을 것입니다."

"[가거라,] 내 아들아, 모든 지혜를 습득한 자여.

거룩한 네 주문으로 [티야마트]를 조용하게 만들어라.

태풍 전차를 타고 곧 따라잡아라.

[...] 그들이 막지 못할 것이며 뒤로 몰아 버려라."

 

주는 그의 아버지의 말씀에 기뻤다.

그의 마음은 즐거웠으며 그의 아버지에게 말했다:

"신들의 주, 큰 신들의 운명이여,

만일 내가 당신들의 복수를 갚아 주고

티야마트를 사로잡고 당신들을 살려 주면,

모임을 만들어 내 운명을 최고로 선포하여 주십시오.

신들의 모임에 마주보고 당신은 기쁘게 앉을 것입니다.

내 입의 말이 당신들 것처럼 운명을 결정할 것입니다.

내가 만들 것들은 바뀌지 못할 것입니다.

내 입술의 명령은 돌아가지도 뒤집어지지도 않을 것입니다.

 

 

 

 

넷째 토판

 

(앞 부분은 부서져 읽기 어려움.)

 

(마르둑은 티야마트를 죽였다.)

그는 쉬었다. 주(마르둑)는 그녀의 시체를 들여다보았다.

이 괴이한 몸을 나누어 놀라운 것을 만들겠다고 하였다.

그는 그녀를 갈라 말린 물고기처럼 둘로 나누었다.

그 반을 세워서 창공으로 씌웠다.

빗장을 걸고 문지기를 두어서

물이 새나가지 않게 하라고 명령하였다.

그는 하늘을 가로질러 가며 성소를 눈여겨 보았다.

그는 누딤무드의 거처인 앞수와 버금가는 곳을 만들었다.

주는 앞수의 크기를 재었다.

 

  그가 그의 모습으로 세운 위대한 신전은 에샤라였다.

그가 지은 위대한 신전 에샤라는 창공이었다.

그는 아누와 엘릴과 에아를 그들의 성소에 살게 하였다.

 

 

 

다섯째 토판

 

큰 신들을 위하여 설 자리를 만들었다.

별들을 그들의 모습대로 세웠다.

해를 정하고 절기를 나누었다.

열두 달에 세 별을 세웠다.

이에 따라 일 년의 날짜를 정했다.

서로의 움직임을 정하기 위해 북극성을 세웠다.

그래서 어느 것도 잘못하거나 잘못 가지 않았다.

그는 엘릴과 에아의 (별)자리를 그것과 함께 정했다.

 

  그녀의 양쪽 갈비뼈에 문을 열었다.

왼쪽과 오른쪽에 튼튼한 빗장을 만들었다.

그녀의 간에 천정을 세웠다.

달을 뜨게 해서 밤을 맡겼다.

밤의 보석으로 정하고 그에 따라 날을 재었다.

"왕관(모습)에 따라 매달 어김없이 구별하라.

초승달이 땅 위에 비칠 때

뿔 (모양)으로 육 일 동안 빛난다.

일곱째 날에 왕관은 반이다.

보름(샤파투)에 서로 반대가 된다. 한 달의 절반이다.

태양이 지평선 위에서 너(달)를 쳐다볼 때,

너는 빛을 잃고 기운다.

사라지는 날에 태양의 궤도에 가까이 간다.

삼십 일째 날에 너는 두 번째로 태양과 마주친다.

나는 별자리들을 정하여 주고, 그 길을 따라간다.

서로 만나서 [...] 재판을 한다.

[...] 죽이고 약탈한다."

 

(15행이 부서져 없음.)

 

  신년 축제 행사에 [...]

 

(6행이 부서져 읽기 어려움.)

 

마르둑 [...]

그는 무리를 짓게 하고 구름을 끼게 했다.

바람을 일으켜 비를 내렸다.

검은 구름을 끼게 했고 그녀의 독을 모았다.

그 스스로 일을 맡아 그의 손으로 통솔했다.

그녀의 머리를 내려놓고 [...]을 쌓았다.

지하 원천을 열고 물이 솟아오르게 했다.

그녀의 눈에서 유프라테스 강과 티그리스 강을 열었따.

그녀의 콧구멍을 닫고 [...]

그녀의 젖가슴에서 높은 산을 쌓아 올렸다.

그녀의 꼬리를 꼬아 말아서 큰 매듭을 만들었다.

그의 발밑에 앞수를 [...]

그녀의 넓적다리로 창공을 받치게 세웠다.

그녀의 반으로 지붕을 만들었고, 땅이 생기게 했다.

그는 [...] 일을 했고, 바다가 파도치게 했다.

....

 

 

 

  여섯째 토판

 

마르둑은 신들의 말을 듣고

놀라운 일을 하고자 마음먹었다.

그는 에아에게 말했다.

그가 생각하는 계획을 그와 상의했다.

"핏줄을 묶고 뼈를 만들어 사람이라고 세웁시다.

사람이 그의 이름이라 합시다.

사람을 만들어 신들의 노역을 감당시키고,

그들을 쉬게 합시다.

신들의 살길을 놀랍게 바꿉시다.

그들이 한 곳에 모이면 둘로 나눕시다."

에아는 그에게 대답하여 말했다.

신들을 쉴 수 있게 할 계획을 말했다.

"당신의 형제 중 하나를 나에게 데려오십시오.

그를 죽여서 사람을 만들겠습니다.

큰 신들을 모임에 부르십시오.

죄지은 이를 데려와 처벌합시다."

 

마르둑은 큰 신들을 모았다.

 

  그들에게 좋은 계획을 말하고 명령했다.

큰 신들은 그의 말을 따랐다.

왕(마르둑)은 아눈나키 신들에게 말했다.

"당신들의 첫 대답은 옳을 것입니다.

당신들은 나에게 진실을 말합니다.

누가 싸움을 시작하여

티야마트를 선동하고 전쟁을 걸었습니까?

싸움을 시작한 이를 나에게 데려오십시오.

그는 그의 죄로 처벌을 받을 것이고,

당신들은 자유롭게 될 것입니다."

 

이기기 작은 신들과 아눈나키 큰 신들은

그들의 주 '천지의 신인 왕',

신들의 고문관인 그에게 대답했다.

"싸움을 시작한 이는 킨구입니다.

티야마트를 선동하고 전쟁을 일으킨 이입니다."

그들은 그를 묶어 에아 앞에 데려왔다.

그에게 처벌을 내려, 그의 피를 흘렸다.

그의 피로 사람을 만들었다.

신들의 노역을 감당시켰고, 신들을 쉬게 했다.

 

  지혜로운 에아가 사람을 만든 후

신들은 그들의 노역을 사람들에게 감당시켰다.

이 일은(누구의) 생각도 초월했다.

마르둑의 이 놀라운 (생각)으로 누딤무드(에아)가 만들었다.

왕인 마르둑은 신들을 나누었다.

모든 아눈나키 신들을 위로, 아래로.

아누에게 그들을 다스리라고 맡겼다.

하늘에 삼백을 두었고,

땅에도 같은 수를 세웠다.

육백이 하늘과 땅에 살도록 했다.

 

이 명령을 다한 후,

하늘과 땅의 아눈나키 신들이 몫을 나눴다.

아눈나키 신들은 입을 열고

그들의 주 마르둑에게 말했다.

이제, 주여, 당신이 우리를 자유롭게 하였습니다.

우리가 무슨 좋은 일을 당신에게 할 수 있을까요?

유명해질 성전을 짓겠습니다.

우리의 쉴 곳인 서늘한 방,

그곳에서 우리는 쉴 것입니다.

 

  성전을 세우기 위해 터를 높입시다.

우리가 여기에 올 때 이곳에서 쉽시다."

마르둑은 이 말을 듣고

그의 얼굴색은 대낮처럼 매우 밝아졌다.

"당신들이 원하는 일이라면, 바빌론을 지으시오.

흙벽돌을 만들고, 성전을 높이시오."

아눈나키 신들은 삽질을 시작했다.

일 년 동안 흙벽돌을 만들었다.

이 년째가 되었을 때,

앞수(지하수)와 견줄 에삭일라를 높이 올렸다.

앞수의 높이로 지구라트를 지었다.

아누와 엘릴과 에아를 위하여 거처를 지었다.

그(마르둑)는 그들 앞에 당당하게 않았다.

그 '뿔'은 에샤라(신전) 토대를 쳐다보았다.

에삭일라 짓는 일을 끝낸 후,

모든 아눈나키 신들은 자기네들의 신당을 만들었다.

하늘의 삼백 이기기 신들과

앞수의 육백 아눈나키 신들이 모두 모였다.

  그의 거처인 장엄한 신전으로

주는 그의 어버이 신들을 축하연에 초대했다.

"이것이 '신들의 문', 당신들의 거처입니다.

여기에서 즐거워하고, 기쁘게 지내시오."

신들은 앉았다.

술잔을 올리고, 축하연에 자리잡았다.

그들이 그 안에서 향연을 가진 후에

찬란한 에삭일라에서 제의를 행하였다.

모든 전례와 예의는 확실하였다.

모든 신들은 하늘과 땅의 설 자리를 나누었다.

오십 큰 신들은 자리를 잡았다.

운명을 결정하는 일곱 신들이 심판 내를 것임을 확인했다.

주는 그의 무기인 활을 집어 그들 앞에 놓았다.

그의 어버이 신들은 그가 만든 망을 쳐다보았다.

활이 얼마나 아름답게 만들어졌는지 그들은 보았다.

그의 아버지 신들은 그가 한 일들을 칭찬하였다.

아누는 그것(활)을 들어올리고 신들의 모임 앞에서 말했다.

그는 활에 입맞추고, "이것은 내 딸이 될 것이다."

그는 활에 이름을 주었다. 이것이 그 이름들이었다.

"'긴 나무'가 첫째일 것이며

 

  '승리자'가 둘째일 것이다."

셋째 이름은 하늘에 빛나는 '활 별'이 될 것이다."

그는 그 형제 신들 사이에 그것(활)이 설 자리를 정해 주었다.

아누가 활의 운명을 결정한 후에

그는 신들 가운데 가장 높은 왕좌를 주었다.

아누는 신들의 모임에서 그(마르둑)를 거기에 앉혔다.

큰 신들이 모였다.

그들은 마르둑의 운명을 가장 높게 하였으며

그들 자신들도 엎드렸다.

그들 스스로 저주를 외쳤다.

물과 기름으로 그들은 맹세하였고 그들의 목에 발랐다.

그래서 그들은 그가 신들의 왕권을 행사할 수 있게 하였고

그에게 하늘과 땅의 주권이 있다고 확인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