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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DWILL CHURCH/Christianity

길가메쉬의 홍수 이야기 - 수메르 신화

  고대 메소포타미아뿐 아니라 고대 근동 문화에서 가장 잘 알려진 영웅은 길가메쉬이다. 길가메쉬는 전설적인 인물로 알려졌지만 그는 서기전 2650년경 도성 국가 우루크의 왕으로 실존했던 통치자이다. 길가메쉬에 관하여 수메르 어로 기록된 영웅담은 다섯 편이 있으며 고대 바빌로니아 시대(서기전 1800년경)에 와서 여러 원본을 새롭게 각색하여 바빌로니아 어로 12개의 토판에 편집되어 완성본이 나왔다. 이 길가메쉬 서사시에 홍수 이야기가 나온다.

 

  바빌로니아 판 길가메쉬 서사시는 다음과 같이 시작한다.

 

  심연을 본 자를 나는 온 세상에 알리겠다.

모든 것을 안 그에 대하여 나는 모든 이야기를 하겠다.

 

  여기에서 심연을 본 자는 바로 길가메쉬이다. 길가메쉬의 용맹은 대단하여 그와 맞설 용사가 없었다. 그래서 길가메쉬는 도시의 젊은이들을 힘들게 하였다. 젊은이들의 아내와 어머니의 원성에 그와 상대할 용사를 구하여야 했다. 숲 속에 살고 있다는 엔키두를 도시로 데려와 길가메쉬와 대결하게 하였다. 드디어 둘은 지칠 줄 모르고 싸웠으나 누구도 이기지 못했다. 둘은 쌍둥이와 같았고 매우 절친하게 되어 서로의 힘을 합하여 산에 살고 있다는 괴물 산지기를 죽일 수 있었다. 그러나 엔키두가 여신의 저주로 죽자 길가메쉬는 그의 죽음을 슬퍼하며 죽음을 극복하는 '재기의 풀'을 얻기 위해 여행을 떠나기로 작정한다.

 

  나도 엔키두처럼 죽는가?

슬픔이 내 뱃속에 들어왔고

나는 죽음이 두렵다.

나는 언덕을 방황했고

나는 여행길을 택했다.

빨리 우트나피쉬팀의 집으로 가겠다.

 

  여기에서 말하는 우트나피쉬팀은 수메르 홍수 이야기에 나오는 지우수드라이다. 수메르 홍수 이야기에 의하면 지우수드라(우트나피쉬팀)는 바다 건너 동쪽 머나먼 곳 딜문에 살고 있다고 전한다. 길가메쉬는 그곳에 가서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는 '재기의 풀'을 구하려고 결심한 것이다. 그는 여행길을 재촉한다. 바닷가 여인숙의 주모를 만나 그녀에게 자기는 늘 두려워하던 죽음을 보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자 그녀는 길가메쉬에게 이렇게 대답한다.

 

  길가메쉬, 당신은 어디를 헤메십니까?

당신이 추구하는 삶은 찾지 못할 것입니다.

신들이 인간을 만들었을 때

인간에게 죽음을 정해 주었습니다.

그들 손에는 삶을 쥐었습니다.

당신, 길가메쉬여, 당신 뱃속이나 채우십시오.

낮과 밤으로 즐기십시오.

매일같이 잔치상을 차리시고

낮과 밤으로 춤추며 노십시오.

옷을 말쓱하게 차려 입으시오.

머리를 씻고 물에 미역 감으시오.

당신 손을 잡은 아이를 쳐다보시고

아내가 당신 허벅지에서 즐겁게 하십시오.

이것이 [사람의] 할 일이겠습니다.

 

  그러나 길가메쉬는 배를 타고 죽음의 바다를 건넌다. 죽음의 바다를 건너가 우트나피쉬팀을 만나 그에게 자기 친구와 죽음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우트나피쉬팀은 대답한다.

 

  우리가 집을 영원히 짓느냐?

우리가 항상 계약에 날인하느냐?

형제들이 그들 몫을 영원히 나누느냐?

적들 사이에 적대감이 항상 지속되느냐?

강은 영원히 부풀어 홍수를 일으키느냐?

처음부터 영원한 것은 없다.

자는 것과 죽은 것은 형제지간 같지 않느냐?

둘 다 죽음의 모습 같지 않느냐?

큰 신들이 죽음과 삶을 결정한다.

죽음에는 시간이 숨겨져 있고

삶의 시간은 쉽게 보인다.

 

  길가메쉬는 원유 우트나피쉬팀에게 말했다.

당신을 보니, 우트나피쉬팀,

당신의 모습이 나와 다를 바 없으며,

나도 당신과 비슷합니다.

정말로 나와 전혀 다를 것이 없으며,

나도 당신과 비슷합니다.

 

  나도 싸워 이길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당신은 거기에 등을 대고 누워 있지만,

어떻게 신들의 모임에 나와 서서,

영원한 생명을 달라고 했는지 말해 주십시오.

우트나피쉬팀은 길가메쉬에게 말했다.

"그 비밀을 너에게 알려 주겠다.

신들의 비밀을 너에게 알려 주겠다.

슈루파크는 너도 알고 있듯이,

유프라테스 강가에 있었던 도시이다.

그 도시는 벌써 매우 오래되었다.

큰 신들이 홍수를 일으키려고 결정했다.

그들의 아버지 아누(하늘신)도 거기에 있었으며,

용사 엘릴(대기신)은 그들의 고문관,

닌우르타(전쟁신)는 그들의 의전관,

엔누기는 그들의 운하 감시관이었다.

앞을 내다보는 에아(지하수 신)는 그들과 맹세했다.

 

  에아는 그들의 말을 갈대 담에 대고 되풀이해서 말했다.

"갈대 담, 갈대 담, 담, 담,

갈대 담, 들어라. 담, 귀를 기울여라.

슈루파크 사람, 우부르투투의 아들,

집을 허물고, 배를 만들어라.

부를 놔 두고, 생명을 구하라.

재산을 버리고, 생명을 유지하라.

온갖 생물의 씨를 배에 실어라.

네가 만들 배는

그 크기를 잘 재어서 만들어라.

가로와 세로의 길이가 똑같도록 하라.

앞수(지하수)가 덮인 것 같이 지붕을 만들어라."

 

  나는 무슨 일인가 깨닫고 나의 주 에아에게 말했다.

"주여, 당신이 그렇게 말하였으니

나는 당신을 찬양하고 실행하겠습니다.

그러나 시민들과 장인들과 장로들에게 설명해야 합니다."

 

  에아는 그 입을 다듬고 말했다.

그의 종인 나에게 말했다.

 

  "너는 그들에게 이렇게 말해라.

'엘릴이 나를 미워해서

나는 더 이상 당신들의 도시에서 살 수 없고,

다시는 엘릴의 땅을 향해 얼굴을 돌릴 수 없습니다.

그래서 나는 앞수로 내려가서 나의 주 에아와 살겠습니다.

에아는 부를 내려 줄 것이며

수많은 새와 물고기, 풍성한 추수를 줄 것이며,

아침에는 곡식 알맹이를 뿌려 줄 것입니다.'"

 

  새벽이 되자,

사람들이 내 주변에 모여들었다.

목수들은 도끼를 들고 왔으며,

갈대밭의 일꾼들은 돌을 가져왔다.

젊은이들은 [...]

....

어린아이들도 아스팔트를 가져왔다.

가난한 사람들도 무엇이든 필요한 것들을 가져왔다.

오 일째 되는 날, 나는 배의 윤곽을 그렸다.

 

  1이쿠(60x60)가 전체 면적이었다.

열 장대 길이가 벽의 각 높이였다.

지붕의 모서리도 각 면이 열 장대였다.

나는 그 윤곽을 세우고 만들었다.

육층을 두고 일곱 부분으로 나누었다.

중앙을 아홉으로 나누었다.

중앙에 물마개를 박았다.

나는 장대를 조사하고 필요한 곳에 두었다.

가마에 3x3600의 아스팔트를 넣었다.

3x3600의 콜타르를 그 안에 넣었다.

3x3600의 기름을 바구니 이는 일꾼들이 가져왔다.

3600의 기름은 먼지(?)에 스며들었다.

선원이 2x3600 기름을 더 채워 넣었다.

[...]에 소를 잡아 바쳤다.

날마다 양을 잡아 제사를 지냈다.

술, 맥주, 기름, 포도주를 마치 강물처럼

일꾼들에게 마시라고 주었다.

그래서 신년 축제 때처럼 그들은 축제를 벌였다.

연고통을 열고 연고를 손에 발랐다.

해가 지자 배는 다 만들어졌다.

 

  [...] 어려웠다.

윤곽의 3분의 2가 물 위에 뜰 때까지

도르래 바퀴를 위 아래로 서로 바꾸어야 했다.

거기 있는 모든 것을 배에 실었다.

모든 은을 실었다.

모든 금을 실었다.

모든 산 것들의 씨외 그것들을 실었다.

모든 친척과 가족을 배에 태웠다.

가축, 들짐승, 온갖 장인들의 자식들을 태웠다.

샤마쉬(태양신)가 그 때를 정해 주었다.

"그가 빵을 구했으나,

그는 곡식 알맹이를 내릴 것이다.

 

  배 안으로 들어가 문을 잠가라."

 

  그 때가 왔다.

그가 빵을 구했으나,

그는 곡식 알맹이를 내릴 것이다.

폭풍의 징조를 보았다.

폭풍은 보기에 무서웠다.

배에 탔고 문을 잠갔다.

 

  배를 봉하기 위하여 선원, 푸줄아무루에게

내 왕궁(배)과 모든 짐을 맡겼다.

 

  새벽녘에 동이 트자,

검은 구름이 지평선 위에서 올라왔다.

아다드(천둥신)가 그 속에서 으르렁거렸다.

슐라트와 하니쉬가 앞서갔다.

산과 들판 위로 통보자처럼 움직였다.

에라칼(저승신)은 물꼬 장대를 뽑았다.

닌우르타(전쟁신)는 나와서, 저수지 물을 넘치게 하였다.

아눈나키 신들은 횃불을 들어올렸다.

땅을 밝게 비추었다.

아다드(천둥)가 오기 전의 정적이 하늘에 이르렀다.

빛이 어둠으로 변했다.

[...]

온 땅이 옹기처럼 쪼개졌다.

첫 날은 남폭풍이 불었다.

세차게 불었고 [...]

전쟁처럼 모든 것을 다 쓸어 버렸다.

형은 그 아우를 볼 수 없었다.

 

  높은 곳에서 사람을 알아볼 수 없었다.

신들 스스로도 홍수를 무서워했다.

뒷걸음쳐 아누(하늘신)의 하늘로 올라갔다.

신들은 개처럼 꼬리를 움츠리고 바깥벽에 웅크리고 있었다.

이쉬타르는 애 낳는 여자처럼 소리질렀다.

달콤한 목소리, 신들의 여주는 외쳤다.

"옛날이 진흙으로 돌아갔다.

어떻게 나는 신들의 모임에서 사악을 말했는가?

내 사람들을 파멸하고자 전쟁을 말했는가?

내가 사람들을 낳았고,

물고기 새끼들처럼 바다를 채울 것인데."

아눈나키 신들은 그녀와 함께 울었다.

신들은 겸손히 앉아서 울었다.

그들은 입술을 깨물고, 서로 가렸다.

육 일 밤낮으로

바람이 일고 홍수와 폭풍이 땅을 휩쓸어 버렸다.

 

  칠 일째 되자,

애를 낳는 여자처럼 긴박했던 폭풍과 홍수는

이 전쟁을 가라앉혔다.

 

  바다는 잠잠해졌고 폭풍은 가라앉았으며,

홍수는 그쳤다.

나는 날씨를 보았다.

잠잠해졌다.

모든 인간들은 진흙으로 돌아갔다.

들판이 지붕처럼 평평해졌다.

 

  내가 창구를 열자, 빛이 내 뺨에 닿았다.

나는 몸을 굽히고 앉아서 울었다.

눈물이 두 뺨을 적셨다.

바다 끝 수평선을 바라보았다.

열두 번이나.

한 섬이 올라왔다.

배는 니무쉬 산에 머물렀다.

니무쉬 산은 배를 꼭 잡고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

하루, 둘째 날 니무쉬 산은 |

셋째날, 넷째 날, 니무쉬 산은 |

다섯째 날, 여섯째 날 니무쉬 산은 |

일곱째 날이 되자,

나는 비둘기를 꺼내어 내보냈다.

 

  비둘기는 나갔다가 돌아왔다.

쉴 곳이 안 보여 되돌아왔다.

나는 제비를 꺼내어 내보냈다.

제비는 나갔다가 돌아왔다.

쉴 곳이 안 보여 되돌아왔다.

나는 까마귀를 꺼내어 내보냈다.

까마귀는 나가서 물이 빠진 것을 보았다.

먹고, 주위를 돌고, 뒤돌아간 후,

되돌아오지 않았다.

나는 (모든 것을) 꺼내 놓고 네 방향으로 제물을 바쳤다.

산의 지구라트 위에서 헌주제를 했다.

일곱 개, 일곱 개 항아리를 차려 놓았다.

갈대, 백양목, 도금양을 그 밑에 쌓았다.

신들은 그 향내를 맡았다.

신들은 그 좋은 향내를 맡았다.

신들은 이 제물 위로 파리 떼처럼 모여들었다.

위대한 여신(이쉬타르)이 당도하자마자,

그녀는 아누가 그녀를 웃기려고 만든

큰 파리 모양의 돌들을 들어올렸다.

"보시오, 신들이여,

 

  나의 이 라피스 라줄리 목걸이를 닞지 않겠습니다.

이 날을 기억할 것이며,

영원히 잊지 않겠스빈다.

신들은 헌주제에 오시오.

엘릴은 헌주제에 오지 마시오.

그는 홍수를 일으키기 전에 상의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사람들을 파멸로 이끌었습니다."

 

  엘릴이 당도하자마자,

그는 배를 보았다.

엘릴은 화가 났다.

이기기 신들에게 화가 가득 찼다.

"어떻게 생명이 빠져나갔느냐?

어떤 사람도 파멸에서 살 수 없어야 했다."

닌우르타는 입을 열고

용사 엘릴에게 말했다.

"에아(지하수신)말고 누가 이런 일을 만들었겠습니까?

그리고 에아는 무슨 일이든지 압니다."

에아는 입을 열고

용사 엘릴에게 말했다.

 

  "당신은 신들의 현명한 용사입니다.

어떻게, 어떻게 상의하지 않고 홍수를 일으켰습니까?

죄인에게 그 죄를 감당하게 하시고,

범죄자에게 그의 범죄를 감당하게 하시오.

관대하시오. 멈추지 않게 하시오.

[...] 참으시오.

홍수를 일으키는 대신에 사자가 나타나 사람들을 줄였다면

홍수를 일으키는 대신에 늑대가 나타나 사람들을 줄였다면

홍수를 일으키는 대신에 기근이 들어 사람들을 줄였다면

홍수를 일으키는 대신에 에라가 일어나 사람들을 줄였다면.

내가 큰 신들의 비밀을 공개한 것이 아닙니다.

나는 아트라하시스에게 꿈을 보여 주었고,

그는 신들의 비밀을 들었습니다."

바로 그 조언은 그의 조언이었다.

 

  엘릴은 배 속으로 올라왔다.

그는 내 손을 잡고 나를 일으켜 세웠다.

내 아내를 일으켜 세우고 내 옆에 무릎 꿇게 했다.

그는 우리 이마에 손을 얹고,

우리 사이에 서서 우리를 축복했다.

 

  "지금까지 우트나피쉬팀은 인간이었으나,

지금부터 우트나피쉬팀과 그의 아내는

우리 신들처럼 될 것이다.

우트나피쉬팀은 강들의 입구, 저 먼 곳에 살리라."

그들은 나를 데리고 가서 강들의 입구, 저 먼 곳에 살게 했다.

 

  그러면 이제 그대를 위하여 그대 또한 찾고 있는

영원한 생명을 찾도록

누가 신들을 불러 모이게 하겠느냐?

이제, 육 일 낮과 칠 일 밤을 잠들지 말라!"

 

  우트나피쉬팀은 이렇게 홍수 이야기를 하면서 '재기의 풀'을 구하려면 신들을 불러 모이게 하여야 한다고 어려운 과제를 그에게 준다. 그가 6일 낮 7일 밤 잠을 자지 않고 깨어 있을 수 있는지를 시험하는 것이다. 길가메쉬는 영원한 생명을 찾을 수 있는 풀을 얻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네" 대답한다.

 

  그러나 길가메쉬는 그만 곧바로 잠들고 만다. 그는 7일 동안 잠잔다. 잠에서 깨어난 길가메쉬는 '죽음은 내 침상이 있는 집에 살고 내가 내 발을 디디는 곳마다 죽음이 있다'라고 말하며 뱃사공과 함께 귀향길에 오른다. 그때 우트나피쉬팀의 아내가 그녀의 남편에게 길가메쉬가 불쌍하다고 말하며 비밀 풀의 장소를 알려 주라고 권한다. 결국 길가메쉬는 발에 돌을 묶고 잠수하여 깊숙한 곳(심연)에서 풀을 보았다. 심연에서 풀을 뜯고 밧줄을 자르고 올라왔다.

 

  내가 이것을 우루크로 가져가서

그곳의 늙은이들에게 나누어 주겠다.

이 (풀의) 이름이 '늙은이가 젊은이'이다.

나 역시 그것을 먹고 내 젊었을 때로 돌아가겠다.

 

  돌아오는 길에 저녁이 되어 쉬었다. 마침 시원한 연못이 보였다. 길가메쉬는 그곳에 들어가 멱을 감았다. 그때 뱀이 풀 냄새를 맡고 연못을 가로질러 풀을 가져가 먹어 버렸다. 뱀이 혼자 껍데기를 벗기 시작하자 길가메쉬는 앉아 울면서 뱃사공의 손을 잡고 말한다.

 

  누구를 위하여 내 팔은 애썼느냐?

누구를 위하여 내 심장의 피는 말라 버렸느냐?

나는 나를 위해 (행운을) 얻지 못했다.

 

  재기할 수 있는 생명초를 얻어 돌아오다가 그만 뱀에게 빼앗긴 것이다. 실상 길가메쉬는 우트나피쉬팀이 기회를 준 시험을 통과하지 못했을 때 그는 영원한 생명을 얻으려고 몸부림치는 것이 얼마나 허망한가를 깨달았다. 빈손으로 돌아오는 길가메쉬 이야기는 여기에서 끝난다. 마지막 부분은 길가메쉬 서사시의 첫 부분을 되풀이 한다.

 

  심연을 본 자, 내가 세상에 알리겠다.

모든 것을 안 그에 대하여.

내가 모든 이야기를 하겠다.

 

  길가메쉬가 심연을 보고 배운 바를 사람들에게 전하는 이야기는 바로 점토판에 씌어진 길가메쉬 서사시이다. 그렇게 애써서 얻은 생명초인데 순간에 사라져 버렸다는 것이 얼마나 허망한가. 인간의 운명은 신들이 정해 준 것이고 사람은 끝까지 노력할 뿐이라는 점이다. 생명초를 손에 쥔 길가메쉬는 도시의 늙은이들에게 풀을 나누어 주고 자신도 함께 젊어지자고 한다는 것처럼 이웃의 안녕을 생각하는 인간을 말한다. 자신만을 위해 죽음의 바다를 건너 영생의 풀을 얻고 자 한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고대 메소포타미아 신화에 의하면 길가메쉬는 저승의 감독관이 되어 저승에 내려온 착한 사람들을 돌보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