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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DWILL CHURCH/Christianity

부활절과 사순절

 

1. 부활절

 

부활절은 이름 그대로 예수님의 부활을 기념하며 지키는 절기이다. 기독교에서 부활절은 교회력의 모든 경축 절기 가운데서 가장 오래된 것이며, 그 근원이라고 할 수 있다. 초대교회에서는 이 부활절을 부활주일 하루만 지키지 않고 부활주일 아침부터 오순절 성령강림주일까지 50일동안 지켰다.

그런데 이 부활주일의 날짜를 결정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왜냐하면 동방교회에서는 유대인들의 유월절 날짜를 계산하는 방법을 따라 부활절을 음력으로 정하였고, 주중의 날에 관계 없이 '니산월의 열넷째 날'로부터 3일 후를 부활절로 지킨 반면에, 서방교회에서는 부활절이 언제나 주일에 지켜져야 하며, 십자가의 처형은 언제나 금요일에 기념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기 때문이다. 서방교회에서는 주 중의 날을 중요시하였고, 동방교회에서는 달의 날을 중요시하였다.

이러한 내용을 절충하여 A.D. 325년 니케아 회의에서는 "봄의 첫날(춘분) 후에 오는 만월 후 첫 주일, 또는 만월이 주일인 경우 그 다음 주일"을 부활절로 지킬 것을 결의하였다. 따라서 우리가 지키는 부활주일이 매년 조금씩 달라지는 것이다.

그런데 사실 연 주기로서의 부활절은 이렇게 결정되지만 초대교회에서는 매 주일이 작은 부활절이었다. 초대교회는 매 주일을 부활을 위한 축제의 날로 삼고 예배를 드렸기 때문에 기쁨과 감사와 승리의 축제가 예배의 전반적인 분위기였다. 그래서 사순절 기간을 보낼 때에도 주일은 40일에 포함시키지 않는다. 왜냐하면 사순절 기간이라도 주일은 부활의 기쁨을 나누는 축제의 날이요 작은 부활절이기 때문이다.

 

 

 

2. 사순절

 

 

(1) 처음의 사순절

 

그렇다면 사순절은 어떻게, 왜 시작된 것일까?

사순절은 독립적인 절기가 아니라 예수님의 부활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 기간으로 시작된 절기이다. 초대교회에서는 부활절이 세례를 주기에 가장 적합한 날이라고 생각하였다. 왜냐하면 예수님의 죽으심과 부활이라는 부활절의 의미가 세례를 받는 사람에게 있어서 옛 사람이 죽고 새 사람이 그리스도와 함께 살아난다는 것을 매우 적절하게 설명해 주기 때문이다. 따라서 초대교회는 세례와 깊은 관계가 있는 부활절을 맞이하기 위하여 자연스럽게 준비하는 기간을 갖게 되었는데, 그 기간이 바로 사순절이다. 세례를 받는 사람들은 부활절에 세례를 받기 위하여 그 전에 십자가의 수난을 명상하고 금식하며 회개하는 가운데 세례를 준비하였고, 나머지 사람들은 새로이 세례 받는 교인들과 함께 감격의 부활주일을 맞이하기 위하여 준비하였던 것이다.

기록들에 의하면 이 사순절 기간에 초대교회에서는 부활절 때 세례를 받기 위하여 훈련을 받고 있는 세례후보자들에게 특별히 금식할 것을 요구하였는데 후에 이 금식은 교회의 모든 경건한 백성들에게도 요구되었다. 그리고 4세기에 이르러 부활절에 이르기 전 사순절 기간 동안에는 모든 교인들이 세례 받을 사람들과 함께 금식에 동참하는 것이 관습이 되었다.

즉, 정리를 하자면 처음 사순절의 가장 중요한 신학적 의미는 세례에 있다고 할 수 있다.

 

 

(2) 사순절 의미의 변화

 

원래 이렇게 세례 받을 사람들의 훈련 기간이요 준비 기간으로 시작되었던 사순절이 왜 지금은 다른 모습을 가지고 있을까? 그 결정적인 이유는 성인세례의 감소 때문이었다.

로마에서 기독교가 국교가 된 이후 많은 사람들이 기독교인이 되었고 그들은 자신들의 자녀들에게 유아세례를 받게 하였다. 그리하여 5세기와 특별히 6세기에 이르러 기독교인 부모들의 아이들을 위한 유아세례가 대대적으로 행해졌고, 결과적으로 사순절 기간 동안 성인세례를 받기 위하여 준비하는 사람들의 숫자는 압도적으로 줄어갔다. 결국 사순절에 세례와 관련된 의미는 점점 사라져 갔고, 반면에 참회적인 차원의 사순절의 의미가 더욱 강조되기 시작하였다.

 

이렇게 참회적인 차원의 사순절의 의미가 강조된 이유는 예수님의 계명 때문이다. 예수님께서는 고난주간 중의 하루인 성목요일에 제자들에게 "서로 사랑하라"는 새 계명을 주셨다. 그래서 교회는 전통적으로 이 날을 화해와 용서의 날로 정하여 지키게 되었는데, 특별히 그 동안 교회 앞에 죄를 짓고 출교당한 사람들이 이 날 온 회중 앞에서 자신의 지난 날의 잘못과 죄를 고백하고, 회중들이 그들을 받아들이는 날로서의 화해의식을 거행하였다. 그러므로 공중 회개자들의 화해는 고난주간에 행했던 아주 중요한 의식이었으며, 이를 흔히 "참회자의 화해"라고 부른다. 사순절에 세례의 의미가 점점 사라져 감에 따라 "참회자의 화해"는 그 의미가 더욱 강화되어 갔으며, 결국 사순절은 회개와 참회의 의미가 강한 절기로 그 의미가 변화되어 갔다. 그래서 지금 우리도 사순절을 회개와 참회의 의미로 보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우리는 사순절을 그저 회개하고 참회하기만 하는 절기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사순절은 회개, 기도, 화해, 금식, 그리고 우리의 세례 계약을 통해 궁극적으로는 부활의 기쁨에 참여하기 위한 준비를 하는 기간이 되어야 한다.

 

 

(3) 40일이 된 과정

 

처음 1세기에는 사순절을 단 40시간 동안 지켰다. 이는 예수님께서 무덤 속에서 40시간 동안 있었던 것과 일치시키기 위해서였다. 이것이 3세기에 이르러서는 부활주일 전 한 주간을 준비하는 기간으로 지키다가, 나중에는 30일간으로 연장하였으며, 마침내 주후 A.D. 325년 니케아 종교회의에서 처음으로 "40일"로 정하게 되었다(예수님께서 광야에서 40일간 금식기도를 하며 공생애를 준비하신 것에서 유래하였다). 따라서 지금 우리도 부활절 7주 전 수요일(재의 수요일)로부터 시작하여 40일을 사순절로 지키고 있다. 실질적으로는 46일인데, 위에서 설명한 이유로 주일은 사순절 날짜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40일이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