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사전) 나중 / 나직하다 / 나타나다(나타내다) / 나팔

나중(the latter end)

시간적으로 '후에' 혹은 '미래적인'의 뜻으로 사용되는 부사어이다. 일반적인 미래적 개념 외에도 종말론적 의미로도 가끔 나타난다(욥8:7;잠5:4;마10:22). 또한 예수께서 요한계시록 21:6에서 '알파와 오메가요 처음과 나중이라'고 하셨을 때 이 단어는 모든 만물과 모든 역사의 주가 되심을 상징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나직하다

소리 따위를 낮게 가만히 내는 모양을 일컫는 말이다. 성경에는 이사야 29:4에서 나타나는데 히브리어 원문에는 없는 단어이다. 

 

나타나다/나타내다(appear)

보이지 않던 것이 드러나서 눈에 보이게 되는 것을 의미하는 동사. 이 단어는 많은 경우 하나님이나 성령의 현현과 관련된 신적인 단어로 사용된다. 바울은 종말론적 의미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심판과 영광의 재림을 표현하는 말로 쓰고 있는데(롬2:5;고전1:7;딤후1:10;4:8), 이는 구약에서 하나님의 능력과 권능을 드러내는 말로 쓰이던 것과 깊은 관련이 있다(사40:5;56:1). 

 

나팔(trumpet)

관악기의 일종. 금이나 은, 동 혹은 산양의 뿔, 짐승의 뼈 등 여러 가지 재료들을 사용하였으며 제사 때, 진의 소집이나 행진을 알릴 때 또는 악기로 사용되었다. 구약시대에는 다양한 종류의 나팔이 있었다. 

이스라엘에서 많이 사용된 '쇼파르'는 원래 숫양의 뿔로 만든 것이었는데, 세속적인 행사뿐 아니라 종교의식에서도 많이 사용되었다. 여호수아 6:20에는 '백성들이 외치고 제사장들이 나팔을 불며 백성들이 나팔소리를 듣는 동시에 크게 소리 질러 외치니'라고 기록되어 있고, 사사 기드온은 삼백 용사들에게 나팔을 불게 해서 미디안 사람들을 격파했다. 즉, 나팔을 부는 것은 하나님께 의지하는 행동이며, 하나님께서는 대적자들을 치기 위하여 나팔을 불어 흩어진 그의 백성들을 성소로 불러 모으신다. 포로기 이후에는 둥글게 굽은 것과 곧게 뻗은 것 두 종류의 쇼파르가 사용되었다. 탈무드 문서인 로쉬 호샤나(Rosh-hoshana)는 쇼파르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알려 주고 있다. 모든 쇼파르는 소뿔로 만든 것을 제외하고는 매우 가치있는 것이었다. 해가 바뀔 때 성전에서 불던 쇼파르는 산양의 뿔에 취구부를 금으로 덮은 것이다. 새로운 해를 맞으며 쇼파르를 분 것은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의 하나님이 그들과 맺은 약속을 기억하면서, 특히 이삭 대신 바쳐졌던 산양의 희생을 기억하면서 분 것이다. 금식일에 불었던 쇼파르는 숫양의 뿔로 만들었는데, 몸체가 둥글게 휘어졌고 취구부는 은으로 덮였다. 희년이 되었을 때에도 해가 바뀔 때처럼 쇼파르를 불었다. 오늘날에도 유대인들은 쇼파르 소리를 들으며 하나님께 대한 진한 감동을 느낀다. 쇼파르는 음은 단순하지만 매우 아름답다. 

유대인들이 흔히 사용하였던 나팔 가운데 또 다른 하나는 '하초체라'라고 불리는 것이다. 하초체라는 모세가 하나님의 명으로 만든 두 개의 은나팔을 말하는 것으로, 모세는 그 나팔을 불어 이스라엘 백성을 모았고 진을 진행시켰다. 또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을 압박하는 적을 치러 갈 때, 절기와 월삭 때, 번제와 화목제물을 드리며 이 나팔을 불라고 명하셨다(민10:1-2;9-10).

'하초체라'나 '쇼파르'는 둘 다 제사장들이 불 수 있었지만 모든 레위인들이 다 불었던 것은 아니고 소위 전문적인 악대들에 의해 연주되었다. 성전에서는 나팔을 연주하기 위하여 최소한 2명에서 120명까지 동원하였다(대하5:12). 

나팔은 하나님의 현현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평화시에든 전쟁시에든 나팔은 위엄과 권위, 혹은 임박한 위험과 심판의 경고를 의미한다. 따라서 나팔은 하나님의 엄위하심을 드러내는 데 적합한 단어였다(출19:16). 이러한 하나님의 현현하심은 종말론적인 의미로 확대되어 마지막 심판은 나팔 소리로 선포될 것이라고 하였다. 요한계시록 8-9장에는 일곱 천사들이 부는 일곱 나팔을 신호로 연속적인 심판이 개시될 것을 말씀하신다. 또한 바울은 마지막 때 울리는 나팔 소리를 통하여 산자는 변화되고 죽은 자는 일어날 것을 가르쳐 주고 있다(살전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