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는 혼란스럽고 혼미하며 혼탁한 시대가 아닙니까? 그동안 소중하게 지켜왔던 가치관들이 허물어지고, 특히 가정을 비롯한 많은 것들이 흔들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혼란스러운 세상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지혜’입니다.
오늘 본문에서 다루고 있는 주제는, 예수 믿는 우리가 이 악하고 혼란스러운 세상 속에서 흔들리지 않는 삶을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지혜에 관한 것입니다. 그 중에서도 오늘 본문은 ‘시간 사용에 대한 지혜’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에베소서 5장 15절과 16절 말씀을 함께 보겠습니다.
"그러므로 너희가 어떻게 행할지를 자세히 주의하여 지혜 없는 자같이 하지 말고, 오직 지혜 있는 자같이 하여 세월을 아끼라. 때가 악하니라."
이 말씀에서 우리가 배울 수 있는 중요한 교훈은, ‘세월을 아끼라’는 것입니다. 사실, 우리가 소중한 시간의 가치를 모르고 낭비하는 것은 정말 어리석은 일입니다. 이 부분은 우리 모두가 쉽게 범할 수 있는 실수이기도 합니다. 특히 ‘어차피 오늘 아니면 내일이지’라는 생각으로 시간을 낭비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최근, 저는 시간 사용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사건을 겪었습니다. 우리 교회에서 초창기부터 함께 수고하셨던 권사님께서 새벽에 연락을 주셨습니다. 그 소식은 매우 다급한 상황이었습니다. 권사님의 남편이 위독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우리가 속한 교회는 개척 초기부터 주로 30대, 40대 젊은 층이 많았기 때문에, 교회 내에서 천국 가는 일이 거의 없었습니다. 대부분은 성도님의 부모님이나 윗대 어른들의 장례가 많았죠.
하지만 그날 새벽에 제가 받은 전화는 다릅니다. 개척 초기부터 함께 신앙생활을 했던 성도님의 남편이 위독한 상황이었고, 그분은 마지막으로 저를 보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그 상황이 얼마나 급박한지 물어봤습니다. 그때 권사님은 망설이다가 "지금 바로 오세요"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바로 새벽에 하던 일을 내려놓고, 세수만 하고 병원으로 달려갔습니다. 병원이 서울에 있어 길이 막히고, 병실에 들어가기도 힘들었죠. 결국 겨우 병실에 들어갔을 때, 권사님은 저에게 "남편이 방금 천국에 갔습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순간을 잊을 수 없습니다.
저는 그때 철저히 깨달았습니다. 어떤 경우라도 시간은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사실을요. 시간이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매 순간을 소중하게 살아야 합니다. 만약 제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 '그때 조금만 더 시간을 썼다면'이라는 후회를 남기고 싶지 않다면, 우리는 지금 이 순간을 소중히 여겨야 합니다.
이 경험을 통해 다시 한 번 깨달은 것은, 시간은 절대로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사정이나 상황을 봐주는 것도 없고, 모든 것은 결국 우리가 어떻게 시간을 사용하는지에 달려있습니다. 에베소서 5장 15절에서 말하는 것처럼, 우리는 시간을 지혜롭게 사용해야 합니다.
시간을 어떻게 사용해야 할까?
에베소서 5장 15절은 이렇게 말합니다. “너희가 어떻게 행할지를 자세히 주의하여 지혜 없는 자같이 하지 말고, 오직 지혜 있는 자같이 하여 세월을 아끼라.” 여기서 ‘주의하여’라는 단어는 문자 그대로 ‘보다’는 뜻입니다. 어떻게 시간을 사용해야 할지를 잘 살펴보라는 말입니다. 그리고 ‘행하다’라는 단어는 ‘걸어가다’라는 뜻으로, 우리는 인생을 걸어가듯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살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시간을 어떻게 사용할지를 신중하게 살펴야 합니다. 방심하지 않고, 주의 깊게 시간을 사용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세월을 아끼라: 시간을 구하라
제가 에베소서 5장 16절을 묵상하면서 떠오른 두 가지 사례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최근에 본 신문 기사입니다. 세계적인 지휘자인 클라우스 마켈라가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24살에 이미 노르웨이 오슬로 필하모니의 지휘자로 스카우트되어 큰 주목을 받았던 인물입니다. 그의 가장 큰 특징은 ‘쓸데없는 동작을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많은 젊은 지휘자들이 화려하게 보여주려고 하지만, 마켈라는 절제된 방식으로 연주자들을 도와줍니다. 이는 제 자신에게도 큰 교훈이 되었습니다.
저는 이 기사를 읽으면서 제 삶을 돌아보았습니다. 저도 과시욕에 빠지지 않도록 항상 조심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예를 들어, 제가 목사로서 큰 교회를 맡고 있다면, 교회의 크기에 걸맞은 자만심이나 과시욕에 빠지지 않도록 항상 자기를 돌아봐야 합니다. 우리가 지나치게 허영심을 부리며 인생을 살아간다면, 결국 시간을 어떻게 사용했는지 돌아볼 때 그 허영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이었는지 깨닫게 될 것입니다.
시간의 의미를 되새기자
또 다른 예로는 영화 <쉰들러 리스트>의 마지막 장면이 떠오릅니다. 이 영화에서 주인공 오스카 쉰들러는 나치 독일의 만행으로 죽어가던 유대인들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전 재산을 모두 투자하여 1200여 명을 구합니다. 그런데 마지막에 그는 절규합니다. "이 차를 팔았더라면 10명의 생명을 더 구할 수 있었을 텐데, 이 배지를 팔았더라면 한 명의 생명을 더 살릴 수 있었을 텐데." 그 순간, 그는 ‘세월을 아끼지 못한’ 후회를 합니다.
우리는 이처럼 후회하는 삶을 살지 않기 위해, 시간을 소중히 여겨야 합니다. 시간이 지나간 후에 그 소중한 순간을 되돌릴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 영화의 교훈처럼, 우리는 시간이 주어진 지금 이 순간을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 고민하며 살아야 합니다.
크로노스와 카이로스: 시간을 구별하라
에베소서 5장 16절에서 나오는 ‘세월을 아끼라’는 말은 원어로 ‘엑사고라조’라는 단어입니다. 이는 상업적 용어로, ‘값을 치르고 사다’, 또는 ‘대가를 지불하여 구하다’는 뜻입니다. 즉, 우리가 시간을 아낀다는 것은 단순히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사용하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대가를 지불하고서라도 그 시간을 구하라는 뜻입니다.
‘크로노스’와 ‘카이로스’라는 시간의 개념을 아시나요? 크로노스는 기계적으로 흐르는 시간, 즉 시계가 가리키는 시간입니다. 반면, 카이로스는 의미 있는 시간을 뜻합니다. 예를 들어, 결혼기념일이나 특별한 순간이 카이로스 시간에 해당됩니다. 우리는 이 카이로스의 시간을 붙잡아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도 ‘내 때는 아직 이르지 않았다’고 하시며, 그때를 카이로스의 시간으로 구별하셨습니다. 여러분도 각자의 삶에서 카이로스를 붙잡고, 의미 있는 시간을 살아가시기를 바랍니다.
결론: 시간을 구하라
우리의 삶은 단순히 크로노스를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카이로스를 붙잡고 의미 있는 시간을 살아가야 합니다. 세월이 악한 시대일수록 우리는 더욱 더 시간을 소중히 여겨야 합니다. 여러분, 시간을 강탈당하지 않도록, 사탄의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여러분의 시간을 구하시기 바랍니다. 하나님 앞에서, 카이로스의 시간으로 가득 찬 삶을 살아가시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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