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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문 모음/이찬수목사님

새로운 기쁨으로 새롭게 시작하자 | 마태복음 9장 14-17절 | 이찬수 목사님 | 분당우리교회 | 2023.1.1 설교문 녹취록 요약 정리

그림책을 통한 묵상 

저는 가끔 그림책을 통해 묵상하는 시간을 갖곤 합니다. 최근, 목회 중에 힘들고 지칠 때면 가끔 꺼내보는 그림책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로버트 프로슈트가 쓴 눈 내리는 저녁 숲이라는 책으로, 시에 맞추어 그려진 그림책입니다. 책의 첫 페이지를 펼치면 눈 덮인 아름다운 숲이 펼쳐지는데, 그곳을 지나던 나이든 농부가 숲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멈추어 서서 그 풍경을 즐기는 장면이 그려져 있습니다. 시의 첫 구절은 이렇게 시작됩니다:

“이 숲이 누구네 숲인지 난 알 듯해 숲 주인은 마을에 집이 있어서 내가 지금 여기 멈춰 선 채 눈 덮인 자기 숲 바라보는 것도 모를 테지 내 어린 말은 이상하게 여길 거야 농가도 없는 데서 이렇게 멈춰 선 것을 한 해 중 가장 어두운 저녁, 숲과 꽁꽁 얼어붙은 호수 사이에 서서 어린 말이 방울을 딸랑이며 무슨 일이 있냐고 묻네.”

 

이 시와 함께 펼쳐지는 그림은 정말 아름답습니다. 눈 덮인 숲, 그 숲 속에서 조용히 지나가는 나이든 농부, 그리고 숲의 평화로운 풍경이 그려집니다. 그러나 시의 마지막 구절은 저에게 큰 도전이 됩니다. 농부는 다시 말 안장을 채우며 길을 떠나야만 합니다. 그가 떠나는 이유는 여전히 지켜야 할 약속이 있기 때문입니다. 시의 마지막 구절은 이렇게 끝을 맺습니다:

“숲은 무척이나 아름답고 어둡고 깊지만 난 지켜야 할 약속이 있고 잠자리에 누우려면 한참 더 가야 하네 한참을 더 가야 한다네.”

 

이 구절을 읽고 있으면, 그 아름다운 숲에 머물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지만, 농부는 다시 길을 떠납니다. 그 이유는 바로 지켜야 할 약속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 그림책은 제가 힘들고 지칠 때마다 다시 꺼내 보게 되는 책입니다. 그 안에서 얻는 힘은 ‘아직도 해야 할 일이 있다’는 마음에서 비롯됩니다.

 

목회의 길과 기쁨 

저는 지난 연말에 이 그림책을 다시 꺼내면서, 우리 성도님들을 많이 생각했습니다. 한 해가 바뀌었지만, 여전히 지치고 피곤한 마음, 쉬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하지만 그런 마음을 억누르고, 해야 할 일을 끝까지 하여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낍니다. 자녀들을 돌보고, 아내와 남편을 섬기며, 부모님을 돌보는 일들, 그리고 그 외의 여러 사역을 묵묵히 해나가는 성도님들을 생각하면서 저는 하나님께 기도합니다.

“하나님, 성도님들이 이제 너무 피곤하고, 내려놓고 쉬고 싶어 하실 때, 그들에게 기쁨을 주시길 원합니다. 그들이 다시 길을 떠날 수 있는 힘을 주시고, 사명의 길을 자발적으로 기쁨으로 걸어갈 수 있도록 도와주시옵소서.”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때로는 지치고 힘들지만, 하나님께서 제게 기쁨을 주시며 회복시켜주십니다. 그래서 저는 언제나 그 길을 계속 걸어가게 됩니다. 어제 송구영신예배에서 말씀을 전하고, 집에 가서 내일 설교를 준비하며 또 새벽에 일어나야 한다는 사실이 힘들고 피곤하지만, 그 과정 속에서 하나님께서 주시는 기쁨을 경험합니다.

 

기쁨의 본질과 신랑의 비유 

오늘 본문을 묵상하면서, 저는 기쁨에 관한 중요한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본문 속에서 세례 요한의 제자들은 금식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금식하며 메시아의 오심을 준비하고 있지만, 예수님의 제자들은 금식하지 않습니다. 이에 대해 예수님은 중요한 말씀을 하십니다.

예수님은 세례 요한의 제자들에게 이렇게 답하십니다:

“혼인집 손님들이 신랑과 함께 있을 동안에 슬퍼할 수 있느냐? 그러나 신랑을 빼앗길 날이 있으리니 그때에는 금식할 것이니라.” (마가복음 2:19)

 

예수님은 여기서 금식과 잔치를 대조하며, 금식은 슬픔과 애통의 이미지로, 잔치는 기쁨과 즐거움의 이미지로 설명하십니다. 금식은 슬픈 상황에서 필요한 것이지만, 신랑이 함께 있는 지금은 기쁨의 시간이므로 금식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비유를 통한 교훈 

예수님은 두 가지 비유를 통해 이 가르침을 더 명확하게 설명하십니다. 첫 번째 비유는 낡은 옷에 생배 조각을 붙이는 것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생배 조각을 낡은 옷에 붙이면 옷이 더 상하게 될 수밖에 없듯, 율법과 고행으로만 금식하며 메시아를 기다리는 것은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두 번째 비유는 새 포도주와 낡은 가죽 부대에 관한 것입니다. 새 포도주는 발효가 되면서 부피가 커지는데, 낡은 가죽 부대는 이를 수용할 수 없습니다. 이는 예수님께서 새 시대를 가져오셨음을 상징합니다. 예수 그리스도가 주시는 새 포도주는 단순히 규칙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완전한 변화와 기쁨을 의미합니다.

 

기쁨의 회복 

우리가 기쁨을 회복하려면, 먼저 새 포도주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우리의 삶에 새로운 기준으로 삼아야 합니다. 인간이 만든 기쁨은 한계가 있지만, 예수님께서 주시는 기쁨은 끊임없이 넘쳐흘러 우리를 변화시키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기쁨을 회복하는 길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이루어집니다.

또한, 우리는 고정관념과 경직된 마음을 풀어야 합니다. 세례 요한의 제자들이 금식을 고수하는 이유도, 그들의 사고방식이 경직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열린 마음으로, 예수님의 기쁨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결론 

저는 올해, 분당우리교회가 기쁨의 공동체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우리의 기쁨을 회복시키는 분이십니다. 교회 안에서 기쁨이 넘쳐흘러야 진정한 공동체가 될 수 있습니다. 새 포도주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가 주시는 기쁨이 넘치는 공동체, 그리고 가정이 되기를 바랍니다. 여러분의 삶 속에 예수님을 통해 기쁨이 충만하게 채워지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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