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트민스터 소교리문답 #14. 하나님의 구속의 계획 (14/52)

질문20. 하나님이 모든 인류를 죄와 비참한 상태에서 멸망하도록 내버려 두셨습니까?

답. 하나님은 영원부터 오직 그분의 기쁘신 뜻대로 어떤 사람들을 영원한 생명에 이르도록 선택하시고 은혜 언약을 맺으셔서 구속자를 통해 그들을 죄와 비참한 상태에서 건져 내어 구원의 상태에 이르게 하셨습니다.

 

 

해설.

 

선택

아담과 하와는 죄를 짓고 하나님을 피해 숨었다. 자신들의 죄로 인해 하나님과의 관계가 불화 상태가 되었으며, 하나님의 말씀대로 이제 그들은 심판 아래에 있게 되었다. 그리고 모든 인류는 죽음과 하나님의 심판 아래에 있게 되었고, 죄와 정죄의 상태에 놓여 있게 되었다(롬 3:19). 더욱이 그들은 죄의 종이 된 상태이며(요 8:34), 사탄의 권세 아래에 있다(엡 2:1-3). 그래서 비참함이 극심한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들 가운데 얼마를 선택하셨다. 이것은 온전히 하나님 자신의 기쁘신 뜻대로 선택하신 것이다. 사람에게 믿음이 있을 것을 미리 보시고 선택하신 것이 아니며, 사람에게 선한 행위가 있을 것을 미리 아시고 선택하신 것이 아니다. 오직 하나님의 자유롭고 주권적인 은혜에 기인해 선택하신 것이다(롬 6:23; 엡 1:4-6; 딤후 1:9). 따라서 구원의 근거는 하나님의 은혜에서 찾아야 한다. 

 

선택의 목적

하나님이 어떤 자들을 선택하셔서 구원의 은혜를 베푸시는 데는 선택된 백성에게 선택의 효과와 열매를 나타내게 하시려는 하나님의 목적이 있다. 그들에게 거룩한 삶이 있게 하시려고 선택하신 것이다(엡 1:4-5). 그들의 거룩한 삶은 선택의 조건이 아니라 선택의 열매인 것이다. 하나님은 이로써 자신의 영광을 드러내기를 기뻐하셨다. 이것을 자신의 '기쁘신 뜻'이라고 하셨다(엡 1:5). 하나님은 은혜의 풍성함을 나타내기 위해서 선택하신 것이다(마 11:26; 롬 9:16; 말 1:2-3).

따라서 선택된 백성이라고 고백하면서 죄 가운데 있고 세상적인 삶을 산다면 그는 선택의 목적을 모르는 자이며, 하나님의 은혜를 남용하는 자로서 실제로는 선택된 백성이라고 말할 수 없다. 

 

선택되지 못한 자들

"하나님이 얼마만을 선택하셨으며 다른 이들은 선택하지 않으셨다면, 하나님은 공평하지 않으신가?"라는 질문을 할 수 있다. 하나님이 얼마를 선택하시고 다른 이들은 선택하지 않으신 것은 하나님의 주권과 은혜를 보여 주는 것이다. 다른 이들을 모두 선택하셔야 할 의무가 하나님께는 없다. 그들을 다만 타락의 상태에 내버려 두신 것뿐이다. 물론 그들이 계속해서 죄 가운데 있기 원하며, 육신대로 살아가기를 원하기 때문에 그들을 내버려 두시고 심판하신다. 따라서 결국 하나님은 그들을 심판하심으로 자신의 공의를 드러내신다. 

 

은혜 언약

하나님은 자신의 선택한 사람들을 언약의 방법을 통해 구원에 이르게 하신다. 하나님은 선택한 자들을 위해 그리스도와 함께 은혜 언약의 관계로 들어가신다. 이때 그리스도께서는 둘째 아담으로서 모든 선택한 자들의 대표가 되시며, 그리스도를 통해서 모든 선택한 자들이 언약의 수혜자가 된다. 하나님이 선택한 자들에게 구원이 일어나게 하기 위해서 그리스도를 구속자로 정하셨다(갈 4:4-5). 구약에서는 구원을 위해 구속자를 바라보게 하셨으며, 신약에서는 오신 그리스도와 그분의 유익을 구하게 하셔서 구원에 이르게 하셨다. 그리스도께서는 완전한 순종으로 의를 확보하셨으며, 그리스도를 믿는 자들에게 의를 전가하셔서 하나님과 화목하게 하신다. 

그리스도로 인해 언약 관계에 있는 사람들에게 하나님은 그들의 하나님이 되시고, 그들은 하나님의 백성이 된다. 은혜 언약에서는 하나님의 백성과 하나님의 백성이 아닌 자로 구분이 된다. 우리는 다만 하나님이 마련하신 구원의 방법의 탁월성에 대해서 찬양하고 감사해야 한다. 

 

은혜 언약의 적용

하나님은 선택한 자들에게 실제로 구원이 일어나도록 성령을 통해 영적 각성이 일어나게 하신다. 그래서 죄를 깨달으며 용서를 구하도록 만드신다. 그리고 성령으로 그리스도의 유익을 깨닫게 하셔서 구원을 위해 그리스도께로 나아오도록 만드신다. 이렇게 구원의 유효한 역사를 통해 선택된 자는 실제로 죄의 용서함을 경험하고, 그리스도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얻게 된다. 

이러한 은혜 언약의 적용은 오직 하나님이 특정한 자들을 선택하셨기에 주어지는 것이다. 선택된 자들에게 구원을 위한 근거는 아무것도 없다. 그래서 우리의 구원은 오직 하나님의 은혜로 주어지는 것이다(엡 2:8). 

 

구원의 상태

그리스도의 은혜 언약의 시행으로 인해 선택된 죄인들은 죄와 죄로 인한 비참한 상태에서 건짐을 받고 구원의 상태에 있게 된다. 구원의 상태라는 것은 죄로 인한 정죄의 상태에서 벗어난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죄의 힘과 어두움의 권세로부터 벗어나 그리스도의 통치 아래로 들어간 것을 의미한다. 구원의 상태는 하나님을 향해 "아빠 아버지"라고 부를 수 있는, 하나님과 화목하게 된 상태로서 하나님과 교제가 회복된 상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