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과 서평의 차이

1. 요약과 서평의 차이

 

(1) 요약 : 저자의 의도, 저자가 쓴 주제나 내용을 그대로 축소하는 것

  - 저자의 의도가 중심이 된 글이다.

  - 분량은 대체로 원래의 글보다 짧아져야 한다.

  - 원래의 글을 간단하게 줄인 글이다.

  - 그러나 이렇게 줄여도 원래의 형태나 내용, 구조 등은 그대로 살릴 수 있어야 한다.

  - 저자가 강조하는 것, 저자의 의도하는 것이 그대로 살아날 수 있도록 그 내용을 축소하는 것이 필요하다.

 

(2) 서평 : 독자의 의도, 독자의 세계관이 중심이 된 새로운 글

  - 읽은 글에 대한 독자의 가치판단과 평가가 중심이 된 전혀 다른 글

  - 분량은 대부분 원래의 글보다 짧지만, 극단적인 경우에는 길어질 수도 있다.

  - 서평은 글을 읽는 사람의 세계관에 따라 가치판단과 평가가 이루어지는 글이기 때문에, 독자의 세계관과 입장이 선명하게 살아나는 글이다.

  - 그러므로 서평 또한 중요한 학문 활동 중의 하나가 된다.

  - 그만큼 한 편의 글이나 저서에 대한 정확한 평가는 그 분야의 전문가적 시야가 필요하다.

  - 그러므로 서평은 요약보다는 훨씬 고차원적인 글 읽기 방식이 되는 것이다.

 

 

2. 요약의 과정과 주의할 점

 

(1) 과정

  - 글 전체를 관통하여 흐르는 중심 주제를 찾는다.

  - 그 글의 주요 개념, 주요 용어들을 찾는다.

  - 주어진 글의 전체적인 구성(개요)을 파악한다.

  - 글을 부분으로 나누어서 각 부분의 핵심어와 소주제를 정리한다.

  - 글의 전체 내용을 요약 정리하고 있는 결말 부분의 내용을 정확히 이해한다.

  - 주어진 글의 중요 분단을 빼놓지 않고 간추려야만 충실한 요약문이 된다.

  - 그렇게 정리된 주제문들을 연결하여 하나의 글로 정리한다.

 

(2) 주의할 점

  - 요약문도 하나의 완결된 글의 형태가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 원저자의 강조점이 바뀌지 않도록 주의한다.

  - 각 부분의 분량도 저자의 의도와 연관되어 있으므로, 요약문에서 그것을 고려한다.

  - 이때는 글 전체 문맥의 흐름을 놓치면 안 된다.

  - 분량의 제한은 없으나, 일반적으로 원문 자료의 1/3 정도가 적당하다.

 

 

3. 요약의 실례

 

<홍길동전>

 

1) 간단히

  길동이 재상 홍문의 둘째 아들로 태어나지만, 서얼로 태어나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는 신세를 한탄하며 자란다. 길동의 능력을 알고 홍판서의 다른 첩이 자객을 보내지만, 길동은 그 자객을 죽이고 집을 떠나 활빈당의 두령이 되어 해인사와 함경감영을 턴다. 길동은 팔도를 돌아다니며 도둑질을 하고, 자기를 잡으러 온 포도대장을 혼내기도 한다. 임금의 명령으로 형이 경상감사가 되어 길동을 잡으려고 하자 팔도에서 여덟 길동이 붙잡히지만 임금 앞에서 도망을 간다. 결국 임금은 길동을 병조판서에 제수하고, 이에 만족한 길동은 자기가 이끄는 도둑들을 데리고 제도로 들어간다. 제도에서 길동은 을동을 주깅고 잡혀있던 세 여인과 결혼하며, 아버지가 죽자 그 묘를 제도에 모신다. 길동은 율도국을 정벌하고 왕이 되어 다스리다가 죽는다.

 

2) 상세히 - 위의 밑줄 친 부분을 좀금 더 상세하게 요약한 것이다.

  길동은 서울 사는 재상 홍문의 둘째 아들로 태어났다. 홍문이 대낮에 잠을 자다가 용꿈을 꾸고 깨어나 태몽인 것을 알고는 부인과 동침하고자 하였다. 그러나 부인이 거절하자 시비 춘섬과 동침하여 아들 길동을 낳게 되었다. 길동이 능력이 출중함을 알게 된 홍문과 부인은 길동이 서자로 태어나게 된 것을 한탄하였다.

  서자로 태어난 길동은 천재적인 능력을 각지고 있었지만, 천생(서얼)이라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형을 형이라 부르지 못하는 신세에 처한다. 이를 한탄한 길동은 심히 탄식하고 답답해 하면서 그 마음을 어미에게 토로하지만 해결책을 찾지 못한다.

 

 

4. 서평의 과정과 주의할 점

 

(1) 서평의 과정

     *해석 - 논지, 저자의 세계관, 입장, 전제를 분석

     *분석 - 서술방법, 구조, 빠진 것 없는지 분석

     *비평

          1) 논지

               - 무엇에 대해 말하는가? : 논지에 대한 일차적 파악이 필요하다

               - 이 논지가 타당한가? : 논지에 대한 평가

          2) 세계관, 입장, 전제

               - 어떤 관점에서 말하는가?

               - 왜 이렇게 말하는가?

               - 전제로 삼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 세계관, 입장, 전제가 타당한가?

          3) 서술방식이나 구조

               - 어떻게 말하는가?

               - 논지전개방식(서술방식, 구조)이 적절한가?

          4) 이 분야에서의 공헌도

               - 이 분야에 어떤 공로를 하였는가? 

               - 이것은 상당히 전문적인 지식을 요구하는 물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평을 위해서는 꼭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 초보자의 경우에는 그 글에 대한 전문가의 다른 서평들을 참고해도 좋다.

          5) 현실에서의 유용성

               - 현실에서 얼마나 유용한가?

               - 이 글이 실제 독자의 삶 속에 얼마나 유용하게 적용될 수 있는가?

 

(2) 주의점

     - 원래의 책을 보다 분명하게 이해하고 분석하며 평가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 자신의 글로 작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 자신의 관점에서 요약하고 자신의 관점에서 분석하고 자신의 관점에서 평가하는 것이 필요하다.

     - 일방적인 요약은 가능하면 하지 않는다.

     - 적용과 같은 항목을 적절하고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좋다.

 

(3) 서평에 들어갈 내용

     - 저자 소개

     - 이 저서(작품)의 위치 및 의미(개인적, 사적)

     - 이 책의 주제

     - 핵심 내용(독자가 읽은 내용 중심)

     - 이 책의 장점과 단점

     - 더 생각해 볼 문제들

 

 

5. 서평을 위한 개요

*<홍길동전>에 대한 서평을 써보자.

 

(1) 자료 : * 서평을 쓰기 전에 홍길동전에 대해 조사하고 비판적으로 파악한 내용을 정리한다.

     - 허균의 삶에 대한 개략적인 소개

     - 홍길동전이 가지고 있는 문화사적인 의미

     - 허균 개인사와 홍길동전과의 관계

     - 홍길동전에 나타나는 세계관

     - 길동의 성격적 특징

     - 숙명론적 세계관

     - 유토피아의 개념(율도국의 의미)

     - 서얼의 문제

 

(2) 이를 활용한 개요  *위의 자료들 중에서 사용하고 싶은 내용들을 선택하여 개요를 작성한다.

     - 서론 : 허균의 삶과 홍길동전에 대한 간략한 소개

     - 본론1 : 홍길동전에 나타난 세계관과 중심 주제

     - 본론2 : 홍길동의 성격적 특징과 장점

     - 본론3 : 홍길동전의 한계 : 율도국의 의미와 한계

     - 결론 : 홍길동전 읽기의 유익

 

 

6. 서평의 실례

* 위의 개요를 바탕으로 하여 한 편의 서평을 완성한다.

* 이것 또한 형식을 갖춘 완성된 한 편의 글로 만들어야 한다.

 

<홍길동전>

 

  홍길동전은 국문으로 된 최초의 소설이면서 영웅의 일생을 다룬 영웅소설이다. 또한 이 소설은, 연산군 시절에 실존했던 도둑의 두령 홍길동을 소재로 하여, 당대 조선 사회의 실상과 문제점을 낱낱이 보여준다는 점에서 상당히 문제성 있는 사회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소설을 쓴 허균은 당대 조선이 낳은 천재 중의 천재라고 할 수 있는 인물로, 탁월한 시문을 지었을 뿐만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당대 사회의 문제점에 대한 해결책을 찾아 새로운 세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던 인물이다. 서얼 출신이었던 스승 이달의 영향을 받아 서얼문제에 특히 많은 괌심을 보이고 있는 바, 홍길동전은 바로 이러한 작가 허균의 세계관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는 중요한 작품인 것이다.

  홍길동전은 주인공 홍길동의 일대기를 다루고 있는 바, 길동이가 태어나서 죽기까지의 과정 전체를 다루고 있는 "영웅의 일생"에 부합되는 소설이다. 용꿈을 꾸고 태어난 길동의 일생은 천재적인 능력이 있지만 당대 사회의 불합리하고 부조리한 구조 때문에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억눌려야 하는 서얼의 문제점을 정면으로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이 소설이 지닌 의의를 가늠할 수 있다. 이러한 길동을 억압하려는 세력은 가정 속에서부터 국가 전체에 이르기까지 모든 영역에 망라되어 있음에서 그 실상이 얼마나 거대한 힘인지를 알 수 있게 한다. 길동은 이러한 억압을 뚫고 율도국을 세움으로써 그러한 부조리한 사회의 억압을 간접적이나마 뛰어넘는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소설 속에서 홍길동은 지극히 현실비판적인 성격을 지닌 인물로 그려진다. 어린 시절의 억압을 견디지 못하여 집을 떠나고, 정상적인 방법이 아닌 도둑이 되어 나라 전체를 뒤흔드는 인물이 되는 것이다. 홍길동이 이러한 활약을 펼칠 수밖에 없는 것은,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도저히 현실의 벽을 넘을 수 없다는 한계를 길동이 인식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하겠다. 그의 활약은 현실의 벽을 넘어 새로운 세계인 율도국을 건설하고 새로운 왕조를 열어가는 자리에까지 이르게 된다. 서얼임에도 불구하고 왕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은 당대 사회의 억압과 한계를 뛰어넘는 작가 의식의 소산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길동의 의식 세계는 당대 선비들의 세계관과 사대부적인 이상을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한계를 지니고 있다. 그가 만들어 내는 율도국은 정치적인 안정과 평화로운 통치가 지배하는 세계일 뿐, 현실의 모든 벽들이 허물어진 세계라고 하기는 어렵다. 여전히 사회계급과 같은 신분구조는 나뉘어져 있고, 정치적으로 새로운 측면들은 발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율도국은 유가의 전통적이 이상향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여전히 가족 중심적인 집단적 사고구조로부터 조금도 벗어나지 못하는 한계를 보인다. 자신의 능력과 도술에도 불구하고 그는 가족의 안위를 위해 스스로 사로잡혀 자신의 꿈을 포기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이것은 개인보다는 집단 혹은 가문을 중시하는 당대의 사고구조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홍길동전은 작가 허균의 세계관과 가치관을 잘 드러내고 있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는 바, 그가 당대에 부딪힌 여러 가지 사회 정치적인 문제들을 서얼 문제와 관련하여 풀어 낸 훌륭한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작품에서 다루고 있는 적서차별과 같은 사회문제는 당대 조선 사회를 그 근본에서부터 허물어뜨리고 있는 문제였던 바, 허균은 이러한 문제에 대하여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는 것이라고 하겠다.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새로운 세계를 꿈꾸는 길동을 통해 펼쳐지는 흥비로운 이야기인 홍길동전은 그러므로 우리 문학사에서 최초의 국문소설이자 사회비판소설로서의 의미와 가치를 충분히 지니고 있다고 하겠다.

 

 

 

재발행 2015.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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