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브라함의 두려움과 비열한 거짓말
오늘 본문에서는 아브라함이 낯선 그랄 지방으로 옮겨갔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런데 그곳에서 아브라함은 매우 비열하고 치사한 행동을 저지릅니다. 읽으면서 저에게도 마음 아픈 부분이 있었는데요, 그 내용은 창세기 20장 1-2절에 나옵니다.
아브라함은 그랄에 거주하면서 아내인 사라를 자기 누이라고 속였습니다. 그랄 왕 아비멜렉은 사라를 데려갔고, 아브라함의 이 거짓말이 큰 문제를 일으키게 됩니다. 그런데 아브라함이 왜 이렇게 비열한 행동을 했을까요? 그 이유는 바로 그의 두려움 때문이었습니다.
두려움의 뿌리
본문 11절에서 아브라함은 이렇게 변명합니다. "이곳에서는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사람이 없으니, 사람들이 내 아내를 두고 나를 죽일까 걱정했습니다." 아브라함이 두려움에 의해 거짓말을 하게 된 것입니다. 다음 주일에는 이 '두려움'이라는 주제에 대해 좀 더 깊이 다루어 보려고 합니다.
그렇다면 아브라함이 저지른 두 가지 큰 문제는 무엇일까요?
의도적인 거짓말
첫째, 아브라함은 실수로 거짓말을 한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는 오래전부터 계획하고 의도적으로 거짓말을 준비해 왔다는 사실이 드러납니다. 창세기 20장 13절을 보면, 아브라함은 "하나님이 나를 내 아버지 집에서 떠나게 하셨을 때, 나는 아내에게 ‘우리가 가는 곳마다 너는 나를 오라비라고 하라’고 말했다"라고 고백합니다. 하나님께 인도받고 하나님의 사람이었던 아브라함이 거짓말을 계획하고 실행에 옮긴 것입니다.
반복되는 거짓말
둘째, 아브라함의 거짓말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창세기 12장에서도 아브라함은 같은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그 당시에는 이집트에서 비슷한 상황에서 아내를 누이라고 속였고, 그 결과로 큰 위험에 처하게 됩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에서는 그로부터 25년이 지난 시점에서 다시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있다는 사실이 문제입니다.
아브라함은 25년 동안 하나님과 함께 하며 많은 축복을 받았고 성숙해졌다고 생각했을지 모르지만, 여전히 인간의 죄성과 연약함을 벗어나지 못한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인간의 본성입니다. 우리는 자신이 많이 변했다고 느낄지라도, 비슷한 상황이 오면 금방 예전의 실수를 반복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삼손과 아브라함의 유사점
본문을 묵상하면서 저는 삼손을 떠올렸습니다. 삼손은 여자를 좋아하다 결국 큰 실수를 저지릅니다. 그런데 그의 이야기를 보면, 삼손이 처음 성경에 등장할 때부터 이미 여자를 좋아하는 모습이 나타납니다. 그는 블레셋 사람의 여자를 아내로 삼겠다고 고집하고, 결국 그로 인해 비참한 결과를 맞이하게 됩니다.
아브라함도 마찬가지입니다. 25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비슷한 상황에서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인간은 쉽게 변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아무리 훈련하고 성숙해졌다고 느끼더라도, 언제나 죄성이 드러날 수 있는 존재입니다.
모세의 경우
모세의 이야기도 비슷합니다. 그는 애굽에서 동족을 살해한 후 40년간 광야에서 고난을 겪고 성숙한 사람으로 변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그를 부르셨을 때, 모세는 여전히 완벽하지 않았습니다. 민수기 20장에서 모세는 반석을 두 번 쳐서 물을 내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서, 자신의 혈기를 이기지 못하고 반석을 쳐버렸습니다. 이로 인해 그는 가나안 땅에 들어가지 못하는 큰 결과를 초래하게 됩니다.
인간의 본성과 약점
제가 30년 넘게 목회하면서 내린 결론은, 인간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물론 변화한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은 큰 변화 없이 살아갑니다. 우리 모두는 각자 약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브라함처럼 두려움이 클 수도 있고, 삼손처럼 이성에 대한 약점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이러한 약점을 인식하고, 그것이 우리를 언제든지 넘어뜨릴 수 있다는 점을 깨닫는 것입니다.
여러분, 자신의 약점을 방치하면 안 됩니다. 그것은 언제든지 우리를 발목잡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브라함도 결국 두려움에 의해 거짓말을 했고, 삼손도 자신의 약점으로 인해 큰 수치를 겪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점을 항상 경계해야 합니다.
아비멜렉의 도덕적 용기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하나님을 믿지 않는 아비멜렉 왕이 아브라함의 거짓말을 바로잡고, 도덕적으로 용기 있는 모습을 보인다는 것입니다. 아비멜렉은 하나님께서 꿈에 나타나 그에게 경고하시자, 바로 아내를 돌려주며 자신이 악한 일을 저지르지 않았음을 당당히 말합니다. 그의 반응은 하나님께서도 인정하시고, 그가 온전한 마음으로 행동했다고 평가하십니다.
이와 반대로,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받는다고 자부하는 아브라함은 두려움에 빠져서 자기 아내를 속이고 비참한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이 contrast(대조)는 매우 의미심장합니다. 하나님을 믿지 않는 사람도 때로는 믿는 사람보다 도덕적으로 더 나은 모습을 보일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명심해야 합니다.
하나님이 주시는 회복의 기회
하나님은 아브라함이 실수한 후에도 그의 신분을 지켜 주십니다.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 "그가 선지자이므로 그를 위해 기도하라"고 명령하시며, 아브라함을 통해 아비멜렉을 구하시겠다고 하십니다. 하나님은 아브라함의 약점과 실수를 알고 계셨지만, 여전히 그를 사용하시려는 계획을 가지고 계십니다. 이처럼 하나님은 우리에게 실수와 약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회복의 기회를 주시고, 그를 통해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 가십니다.
결론
본문을 통해 우리는 아브라함의 실패와 약점을 돌아보며, 인간의 연약함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됩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우리를 떠나지 않으시고, 회복의 기회를 주시며, 우리를 통해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 가십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 자신의 약점을 인식하고, 그것을 하나님 앞에 고백하며, 하나님께서 주시는 은혜로 회복해 가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하나님은 언제나 우리와 함께 하시며, 우리의 연약함 속에서도 일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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