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께서는 죄로 말미암아 죽어야 할 우리를 위해 당신의 독생자를 십자가의 제물로 삼으셨습니다. 우리의 죗값은 사망이었으나, 하나님의 공의를 세우기 위해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가 그 벌을 대신 받으셨습니다.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의 피값으로 우리를 구원하시며 하나님의 사랑도 완성하셨습니다. 그래서 십자가는 하나님의 공의와 사랑이 완벽하게 결합된 표징이었습니다. 이것은 사람의 지혜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하나님의 지혜였습니다.
중요한 사실은, 오직 성령님 안에 있는 사람만이 그 하나님의 지혜를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성령님의 조명이 없으면 십자가는 미련한 것이요, 거리낌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사도 바울이 고린도전서 2장에서 이 말을 한 이유는, 고린도 교회의 분쟁과 대립의 원인이 그들이 구원의 기쁨과 감격을 누렸음에도 불구하고 성령님의 인도를 따르지 않았기 때문임을 일깨워 주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들은 예수 그리스도를 믿었지만, 하나님의 능력인 십자가를 목표로 삼기보다는 자기중심적인 인간이 되어 서로 대립하고 갈등하게 된 것입니다.
고린도전서 2장의 마무리
고린도전서 2장은 이렇게 끝을 맺습니다: "누가 주의 마음을 알아서 주를 가르치겠느냐? 그러나 우리는 그리스도의 마음을 가졌느니라." 여기서 중요한 단어는 바로 '우리가'입니다. 바울은 고린도 교인들이 잘못하고 있다는 것을 지적하며, "우리가 그리스도의 마음을 가졌다"고 선언합니다. 바울은 그들을 질책하면서도 그들의 목표를 현재형으로 인정해 주고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바울의 사랑입니다.
성령님의 역사
우리가 남을 질책할 때, 예수님을 믿는다고 하면서도 나의 분노와 혈기에만 사로잡혀서 상대를 비하하고 내 중심으로만 이야기를 한다면, 그것은 성령님의 역사와는 관계없는 일이 될 것입니다. 성령님의 역사는, 우리의 마음이 예수님의 마음을 품고, 상대를 존중하며, 하나님의 뜻을 따를 때 이루어집니다.
신령한 자와 육신에 속한 자
고린도전서 3장이 시작되면서 바울은 다시 형제들에게 말합니다: "형제들아, 내가 신령한 자들을 대하는 것처럼 너희에게 말할 수 없어서 육신에 속한 자, 곧 그리스도 안에서 어린아이들처럼 대합니다." 여기서 '신령한 자'란 성령님 안에서 영적인 삶을 살아가는 성숙한 사람을 의미하고, '육신에 속한 자'는 여전히 육체적인 욕구에 이끌려 살아가는 사람을 뜻합니다.
우리는 이 세 가지 존재를 구분할 수 있습니다: 영, 혼, 육. 영적인 사람은 성령님의 인도에 따라 살아가고, 육신에 속한 사람은 육체의 본능을 따릅니다. 예를 들어, '육신에 속한 자'는 그리스도를 믿으면서도 성령님의 인도를 따르지 않고, 여전히 세상의 유혹에 끌려 살아갑니다. 바울은 고린도 교인들이 아직 육신에 속한 자들이므로 그들을 어린아이처럼 대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신령한 믿음과 어린아이 믿음
우리는 예수님을 믿는다고 하면서도 여전히 미숙한 믿음을 가지고 있을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마태복음 6장 30절에서 "오늘이 아니면 내일이 아궁이에 던져질 들풀도 하나님이 입히시거늘 하물며 너희일까 보냐, 믿음이 적은 자들아"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믿음이 적은 자들, 즉 어린아이 같은 믿음을 가진 사람들을 질책하셨습니다. 반면, 마태복음 15장 28절에서는 수로보니게 여인에게 "여자여, 믿음이 크도다. 네 믿음대로 될지어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똑같이 예수님을 믿어도, 주님께는 그 믿음이 '크다' 또는 '작다'로 구별될 수 있습니다.
믿음의 성숙
그러므로 우리가 단순히 예수님을 믿는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주님 보시기에 우리의 믿음이 진정한 믿음인지, 큰 믿음인지 늘 점검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믿음의 의미를 구체적으로 재정립해 가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믿음은 추상적인 것이지만, 실제로는 구체적인 삶의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오늘 은혜 많이 받았습니다"라는 말은 그 자체로는 추상적입니다. 은혜를 받았다는 말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정립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하나님이 나에게 주신 은혜가 무엇인가를 구체적으로 인식하고, 그 은혜를 어떻게 삶에 적용할지 고민해야 합니다.
믿음의 구체적인 적용
"나는 이제부터 내 아내를 사랑하지 못하는 것이 하나님 앞에서 가장 큰 죄임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오늘부터 내 아내를 사랑하기로 결단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은혜 받은 삶입니다. 믿음은 단순히 감정적인 변화가 아니라, 구체적인 결단과 삶의 변화를 의미합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믿는다고 말하면서도 그 믿음이 내 삶에 어떤 변화를 일으키지 않는다면, 그것은 아직 어린아이와 같은 믿음일 수 있습니다.
결론: 믿음의 성숙을 위한 노력
따라서, 우리의 믿음은 구체적인 삶의 변화로 나타나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끊임없이 성령님을 의지하여 믿음의 의미를 새롭게 재정립하고, 하나님 말씀에 순종하며, 나의 믿음을 점검해 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믿음은 단순히 알면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삶에서 실천으로 나타나야 합니다.
성령님의 인도를 따라 살아가는 사람은, 큰 믿음을 가진 사람으로서, 언제나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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