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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문 모음/특별 설교

복음을 왜 성령이 아닌 인문학, 지성으로 설명하나요? 왜 하나님의 관점으로 말하지 않나요? 당신의 신앙은 인본주의? | 신학박사 김학철 연세대 교수 목사 | 강의 설교 요약 정리 설명

신학 교육과 기독교 사상

제가 신학 대학에서 신학 교육을 받은 지 어느덧 14년 반 정도 된 것 같습니다. 대학에서 신학을 공부한 후 신약 학으로 학위를 받고, 신학을 가르친 지 약 15년 정도 되었어요. 하지만 여전히 제가 신앙이나 성서, 기독교에 대해 이야기할 때, 일부 사람들은 "저 사람은 성경을 모른다", "저 사람은 복음을 모르고 성령 체험을 하지 않았다"는 등의 댓글을 다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놀라움을 감출 수 없어요. 왜냐하면 저는 성경을 전혀 모르고 신앙 체험이 없으면 어떻게 15년 동안 신학을 공부하고 박사를 받았으며, 논문을 쓰고 책을 쓸 수 있었을까요? 그게 다 통과되었고, 그게 제가 성경을 알지 못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그런 주장은 매우 놀랍습니다.

 

하나님의 관점과 인간의 관점

그렇다면 왜 그런 얘기를 할까요? 그 사람들은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 그런 주장을 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저 사람은 하나님의 관점에서 얘기하지 않고 인간의 관점에서 얘기한다"는 말을 하죠. 이때 저는 묻고 싶습니다. "하나님의 관점이 무엇인가요?" 만약 그런 말을 듣고 자신만의 답을 하려 한다면, 결국 자신이 이해한 관점을 하나님의 관점이라 주장하는 셈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주장하는 것 자체가 매우 위험한 발언이 될 수 있습니다. 자신이 보는 관점을 하나님의 관점이라고 하는 것은 결국 하나님을 속일 수 있는 매우 불경스러운 일이기 때문입니다. 신앙을 얘기할 때, 내가 경험한 신앙을 설명하는 것은 괜찮지만, 그 경험을 하나님의 관점으로 포장하는 것은 조심해야 합니다.

 

반지성주의와 기독교

기독교 내에서 '반지성주의'라는 용어가 사용되곤 합니다. 이는 지성주의에 대한 반발에서 비롯된 개념으로, 지나치게 이성적인 접근이 신앙의 감수성과 체험을 억누를 때 나타나는 반응입니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 하버드나 예일, 프린스턴과 같은 대학들은 처음에는 목사들을 양성하기 위해 설립되었습니다. 이런 학교들에서 배운 지성인들은 초기에 설교를 매우 학문적이고 논리적으로 했습니다. 이에 반발하는 사람들이 나왔고, 그들은 자신들의 신앙 체험을 강조하며 성경을 '경험적으로' 해석하자고 주장했습니다. 그들은 신앙의 권위가 지성에 있는 것이 아니라 성령의 체험에 있다는 것을 강조하려 했죠. 그런데 이런 주장도 상대적인 주장이며, 신앙에 있어서 지성의 역할을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신학과 인문학의 만남

기독교 역사에서 중요한 신학자들은 신학을 따로 공부하지 않고, 인문학을 배워 신앙을 설명하고 해석하려 했습니다. 예를 들어, 종교 개혁의 위대한 신학자 요한 칼빈은 신학을 전공한 것이 아니라 인문학을 공부하고, 그 지식으로 성경을 해석했습니다. 칼빈이 쓴 『기독교 강요』는 장로교 신학의 기초가 되었고, 그는 인문학을 통해 신학을 이해하고 발전시킨 중요한 인물이었습니다. 이처럼 신학과 인문학은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며, 신앙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단순히 체험만으로는 부족하고, 이성적인 접근과 학문적인 연구가 필요합니다.

 

신앙의 이해와 성경 해석

많은 사람들이 성경을 이해하려면 성령의 체험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성령의 조명이란 단순히 감정적인 체험에 그치지 않습니다. 성령은 우리에게 지혜를 주고, 세상의 질서와 이치를 이해하도록 돕습니다. 성령과 지성은 대립되는 개념이 아니라, 오히려 서로 보완하는 관계입니다. 성령이 주는 지혜는 이성과 논리를 통해 세상을 이해하도록 돕는 것이기 때문에, 신앙의 체험은 논리와 결합되어야 진정한 의미를 찾을 수 있습니다.

 

결론: 신앙의 균형을 잡는 법

결국 신앙은 체험과 이성, 성령과 지성의 균형을 맞추는 과정입니다. 성령의 체험이 중요하지만, 그 체험을 이성적으로 해석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신앙의 권위는 지성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체험과 이성의 조화를 통해 찾을 수 있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관점'이라 주장하는 것은 신앙의 겸손한 표현이어야 하며, 언제나 열린 마음으로 대화하고 이해하려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그러므로 신앙의 이해는 경험적 체험뿐만 아니라, 깊은 지성적 사고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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